"남중국해서 美항모 통신·계측 먹통됐다"…中 전파교란에 당해
中, 남중국해 미스치프 암초를 통신·레이더 교란장치로 요새화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를 항해하던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측에 의해 전파교란을 당했다고 홍콩 동방일보가 16일 보도했다.
동방일보에 따르면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CVN-71)을 기함으로 하는 제9 항모강습단(CSG9)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후 필리핀을 방문해 동맹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이 일대 섬에 군사시설을 짓고 비행훈련을 강화하자, 이에 맞선 미국은 군함을 잇달아 파견해 남중국해가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공해(公海)라는 점을 강조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 정보기관 자료에 따르면 루스벨트 함이 남중국해의 특정 해역에 들어서자 갑작스레 통신기기와 계측기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 해역을 벗어나자 해당 기기들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이 해역은 최근 중국군이 전파교란 장비를 설치한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로 추정된다.
미 정부 관리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스프래틀리 제도 내 인공섬 미스치프 암초의 요새화된 전초 기지 2곳에 통신과 레이다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했다. 이는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미국의 군사 작전을 방해할 의도로 분석된다.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이 2014년 이후 스프래틀리 군도 내 수중 암초를 포함한 지형물을 콘크리트 등으로 매립해 지은 요새화된 인공섬 7곳 가운데 하나다.
루스벨트 함에 탑승했던 한 전투기 조종사는 "작전 도중 계측기 등이 잠시 먹통이 됐으며, 발생 즉시 이것이 중국 측의 소행임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달 초 양국 항공모함이 사상 최초로 남중국해에 동시 진입하는 등, 양국 모두 이 일대에서 무력 과시와 실전훈련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해군 제9항모타격단 스티브 쾰러 사령관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루스벨트 함이 필리핀을 방문한 것은 동맹국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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