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부인 바버라 건강 악화…의학적 치료 중단(종합)

입력 2018-04-16 09:14
'아버지 부시' 부인 바버라 건강 악화…의학적 치료 중단(종합)

미 역사상 가장 오래 해로한 대통령 부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92) 여사의 건강이 나빠져 의학적 치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가족 대변인인 짐 맥그래스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맥그래스는 보도자료에서 "바버라 여사는 최근 일련의 입원 이후 가족 및 의료진과 상의한 끝에 추가로 의학적 치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임종 돌봄(comfort care)'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연명 치료'를 더 받지 않기로 한 셈이다.

대변인은 바버라 여사의 병명이나 건강 악화 이유에 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바버라 여사가 사랑하는 가족에 둘러싸여 주변의 친절한 메시지와 기도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바버라 여사가 호흡기질환인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과 울혈성 심부전을 앓았다고 보도했다.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H.W. 부시(93) 대통령과 바버라 여사는 현재 텍사스 주에 거주하며, 최근 건강 문제로 자주 병원 치료를 받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부부는 지난해 1월에는 각각 폐렴과 기관지염 등 증세로 휴스턴에 있는 감리교병원에 동시에 입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1945년 1월 6일 결혼한 두 사람은 미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결혼생활을 이어온 대통령 부부다. 이들은 지난 1월 73번째 결혼기념일을 축하했다.

부시 부부는 슬하에 여섯 자녀를 뒀으며, 장남 조지 W. 부시는 43대 미 대통령을 역임했다. 차남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2016년 미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가 중도 포기했다.



미국 역사에서 바버라 여사는 남편과 아들의 대통령 취임을 지켜본 유일한 여성이다.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부인 애비게일 애덤스는 아들 존 퀸시 애덤스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세상을 떠났다.

바버라 여사는 1989년부터 1993년까지 퍼스트레이디로 지내면서 솔직한 화법과 자조적인 위트로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퍼스트레이디로서 문해 교육과 독서 장려 등에 힘을 쏟았다.

그의 은발머리와 진주목걸이는 트레이드 마크로 여겨지기도 한다. 일찍 백발이 돼 가족들에게 '실버 폭스'(은색 여우)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 소식이 알려진 후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는 모든 부시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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