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비판'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카타르 군주 불참
카타르 단교사태 심화…카타르, 시리아 공습은 지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연맹 회원국 22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제29차 아랍권 정상회의가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렸다.
매년 열리는 이번 회의에 회원국 정상이 참석했지만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불참했다.
카타르 국영통신은 "이번 정상회의는 아랍연맹에 파견된 사이프 빈무카담 알부아이나인 상주 대표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다"고만 보도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류 수니파 아랍권 국가는 지난해 6월 카타르의 테러조직 지원과 친이란 정책을 문제삼아 일방적으로 단교를 선언했다.
이들은 단교 해제의 조건으로 카타르에 이란과 절연을 요구했으나 카타르는 "천연가스전을 공유하는 사이로 건설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일축했다.
이번 아랍권 정상회의의 주의제가 이란에 대한 비판과 압박이라는 점에서 카타르 군주의 불참은 단교와 맥락이 닿는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15일 이번 회의에 앞서 "사우디는 중동에서 이란이 다른 나라의 주권에 간섭하는 행위를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국영 아랍뉴스는 "시리아와 예멘 내전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한 가운데 이란에 대한 아랍연맹 회원국 정상의 압박이 이번 회의의 가장 지배적인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셰이크 타밈이 지난해 요르단에서 열린 정상회의엔 단교 중에도 참석한 점을 고려하면 사우디와 갈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한편, 카타르는 14일 단행된 미국·영국·프팡스의 시리아 합동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혀 이를 '범죄행위'라고 비난한 이란과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카타르는 다른 수니파 아랍권에 비해 이란과 가깝지만 동시에 미군 1만명 규모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주둔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시리아 공습에 가담한 전투기 일부가 이 기지에서 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도 카타르가 이스라엘과 서방의 편을 들어 무슬림을 배신한 이슬람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친이란 성향의 이라크도 14일 "아랍연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서방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 공습이 테러조직이 중동에서 확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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