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마운드도 화수분…이영하·박치국·곽빈까지 '쑥쑥'
김태형 감독 "젊은 투수들이 씩씩한 모습 보여줘 좋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젊은 선수진은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간 수준급 야수들이 꾸준히 등장해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면, 2018시즌 초반에는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11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간 2년 차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20)은 두산 마운드의 보물 같은 존재다.
박치국은 1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서 3-0으로 앞선 7회말 2사 2, 3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등판한 곽빈은 삼진 2개를 잡았지만, 볼넷과 2루타로 실점 위기에 처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박치국은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이택근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마이클 초이스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다.
그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곽빈에게 자책점 2점이 올라갔다.
이후 박치국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추가 실점 위기에서 넥센 4번 타자 김하성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해 7회말 급한 불을 껐고, 8회말에는 장영석과 김민성을 깔끔하게 범타로 돌려세운 뒤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치국의 이날 공식 기록은 1이닝 1피안타 몸에 맞는 공 1개 무실점으로 이현승과 함께 홀드를 챙겼다.
시즌 성적은 11경기 11이닝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다.
현재 리그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수 가운데 자책점이 없는 선수는 서균(한화 이글스)과 김지용(LG 트윈스), 박치국까지 셋뿐이다.
서균은 12경기 무실점, 김지용은 10경기 무실점으로 각각 활약 중이다.
두산은 마무리 김강률이 1군에서 말소되면서 함덕주가 뒷문을 지키고, 박치국과 곽빈, 이영하 등 젊은 투수가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 3년 차인 이영하(21)는 지난해 이미 1군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우완 정통파 투수다.
작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5.55를 거둔 이영하는 3월 3경기에서만 2홀드를 수확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4월 들어 대량실점 경기가 나왔지만, 두산 마운드에서 궂은일을 깔끔하게 해치우는 존재다.
우완 거물급 신인 곽빈(19)은 1군 무대에서 빠른 속도로 적응하는 데 성공했다.
이영하와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11경기에 등판하며 실전에서 경험을 쌓는 중이다.
박치국이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곽빈은 1승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19, 이영하는 8경기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9.39다.
셋 다 나란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려 선의의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김태형 감독은 즐겁다.
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계속 씩씩한 모습 보여주는 게 좋았다"며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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