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군, '화학무기 사태' 동구타 완전 탈환 선언

입력 2018-04-15 07:04
시리아군, '화학무기 사태' 동구타 완전 탈환 선언

국영매체, 미국·영국·프랑스의 공습 받은 날 공식 발표

화학무기 의심 공격 포함 대대적 공세 2주만에…동구타서 17만명 피란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14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가까운 반군 거점 중 한 곳인 동(東)구타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선언했다.

시리아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 사나통신에 발표한 성명에서 동구타의 반군을 지칭해 "모든 테러리스트가 그들의 마지막 동구타 거점인 두마에서 떠났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시리아군 대변인은 국영 TV에도 출연해 "다마스쿠스 외곽 동구타 지역의 테러리즘이 완전히 척결됐다"는 내용의 성명을 낭독했다.

이번 탈환 선언은 시리아군이 지난 2월 28일 이후 동구타 반군 지역을 포위한 채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고 나서 약 두 달 만에 나왔다.

또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이날 새벽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을 합동으로 공습한 당일 저녁 이러한 소식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마스쿠스 동쪽에 있는 동구타는 인구가 40만이나 되는 주요 반군 거점이었다.

특히 언제든 다마스쿠스를 로켓포로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는 목전에 겨눈 칼과 같았다.

이러한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시리아 친정부군은 2012년부터 사실상 통제 범위를 벗어난 동구타를 봉쇄하고 반군 조직을 압박했다.

올해 2월부터는 정부군이 대대적인 공습과 지상군 작전을 전개, 동구타는 '생지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시리아군의 승기가 굳어지면서 이달 들어 반군 조직원과 가족 약 17만 명이 동구타에서 시리아 북부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아 공습의 빌미를 제공한 것도 지난 7일 동구타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었다. 미국 등 서방국이 시리아군 소행으로 지목한 공격으로 민간인 40∼100명이 숨졌다.

두마의 반군 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은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벌어진 후 몇 시간 만에 퇴각에 합의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소속 전문가들은 현재 다마스쿠스에 파견된 상태다. 이들은 조만간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벌어진 두마 현장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6주가량 이어진 무차별 공세에 동구타 민간인 1천6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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