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전 3타점' 이택근 "안타 세리머니 정말 하고 싶었다"

입력 2018-04-14 20:41
'복귀전 3타점' 이택근 "안타 세리머니 정말 하고 싶었다"

"병호, 건창이 없지만, 후배들과 좋은 분위기 만들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루에 도달한 이택근(38)은 1루쪽 넥센 히어로즈 더그아웃을 향해 두 손을 머리 위로 모으는 '안타 세리머니'를 했다.

올해 넥센 타자들이 안타를 치면 펼치는 '약속된 세리머니'였다.

경기 뒤 이택근은 "정말 그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이택근이 돌아왔다. 위기감에 휩싸였던 넥센은 값진 1승을 거뒀다.

이택근은 14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3루수 옆을 뚫는 3타점 2루타를 쳤다.

이날 넥센은 선두 두산 베어스를 7-6으로 눌렀다. 이택근의 3타점이 승리의 밀알이 됐다.

이택근의 올 시즌 첫 안타이자 첫 타점이었다. 스프링캠프 중 무릎 통증을 느껴 조기 귀국한 이택근은 개막 엔트리에 빠졌고, 2군에서 1군 복귀를 준비했다.

붙박이 4번 타자 박병호(32)가 13일 종아리를 다치자, 장정석 감독은 이택근을 떠올렸다.

이택근은 "어제(13일) 늦은 밤에 '1군으로 올라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며 "집중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장 감독은 이택근이 올라오자마자 2번 타자 좌익수에 배치했다. 이택근이 1군 경기 선발로 나선 건, 2017년 9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211일 만이다.

1군 복귀전에서 이택근은 그토록 꿈꾸던 '안타 세리머니'를 했다.



이택근은 "2군에 머물면서 TV로 1군 경기를 꾸준하게 봤다. 동료들이 똑같은 '안타 세리머니'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TV로 보면서 '나도 빨리 저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 2루타를 치고 얼른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세리머니를 했다"고 웃었다.

넥센은 서건창에 이어 박병호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공격 라인업에 큰 공백이 생겼다.

이택근은 "주요 선수 두 명이 부상을 당해 팀 분위기가 처져 있을까 봐 걱정했다. 다행히 팀 분위기는 괜찮다"며 "후배들에게 '팀에는 위기일 수 있지만, 지금이 너희가 돋보일 기회다'라고 말해주겠다. 병호와 건창이가 빠져있지만 남은 후배들과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이는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이택근은 "지난해 너무 부진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한 이유다. 그런데 훈련 조절을 하지 못해 부상을 당했다"고 곱씹으며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한 경기 더, 한 타석 더 나서는 게 목표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면서 내 현역 기록을 늘려가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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