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벌써부터 지방선거 후 전대 움직임 '꿈틀'

입력 2018-04-15 06:00
한국당, 벌써부터 지방선거 후 전대 움직임 '꿈틀'

홍준표 vs 비홍 중진 경쟁구도 전망 나와…洪, 조기전대 기정사실화

차기 지도부가 21대 총선 공천권 행사…사활 건 당권경쟁 예고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6·13 지방선거' 이후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 후보군도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당 대표를 포함한 차기 지도부가 2020년 4월에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하게 됨에 따라 각 진영 간 사활을 건 당권 경쟁이 예상된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 후 조기 전대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그는 앞서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방선거가 끝나면 어차피 다시 한 번 당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조기 전대는 '친홍'(친홍준표)대 '비홍'(비홍준표)의 대결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친홍진영의 대표주자는 홍 대표 자신이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비홍 성향의 중진의원들을 겨냥해 "지방선거가 끝나고 다음 총선 때는 당원과 국민의 이름으로 그들도 당을 위해 헌신하도록 강북 험지로 차출하도록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조기 전대를 통해 비홍 진영을 누르고 다시 한 번 확실하게 당을 장악한 뒤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대표는 조기 전대 개최 시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인 인지도나 당 장악력, 그리고 정치적인 역량 등을 감안했을 때 자신에게 맞설 수 있는 '적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내 비홍 정서와 세력도 만만치 않다.

15일 현재 비홍 진영의 후보군으로는 홍 대표의 일방통행식 당 운영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정우택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나경원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그동안 홍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 온 다른 인사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질 수도 있다.

당 안팎에서는 광역단체장 후보 가운데 일부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곧바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원외 인사들도 홍 대표에 대한 대항마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당내에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미개최 등 홍 대표의 일방적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만큼 비홍 진영 후보 간의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당협위원장 인선을 두고 불거진 홍 대표의 '사당화' 논란도 비홍 진영 결집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6·13 지방선거 결과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 및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가 공언한 대로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6개 지역에서 승리하면 홍 대표의 당권 가도에는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한다면 선거를 이끈 홍 대표의 당권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지방선거에서 패한다고 해도 홍 대표가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홍 대표의 경쟁력은 승리했을 때보다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6개 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경우 조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은 채 "그것은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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