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미·영·프 공습 규탄…"미사일 대부분 요격" 주장(종합)

입력 2018-04-15 00:19
시리아, 미·영·프 공습 규탄…"미사일 대부분 요격" 주장(종합)

시리아 외교부 "공습,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국제법 위반"

시리아군 "서방 미사일 110발 거의 차단"…수도 곳곳서 서방 규탄 시위

미군 "미사일, 목표물에 명중…시리아 방공망 효과 없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정부가 미국·영국·프랑스의 합동공습을 규탄했다.

시리아 외교부는 14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서방의 공습을 '잔인하고 야만적인 침략행위'라고 규정했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전했다.

시리아정부는 또 "(3국 공동공습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고 국제사회의 의지를 훼손한 것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이 매체를 통해 논평했다.

시리아군은 다마스쿠스 북동쪽 바르자에 있는 제약 연구시설과 홈스에 있는 물류시설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알리 마이? 시리아군 준장은 국영 티브이(TV)를 통해 다마스쿠스와 기타 지역으로 미사일 110발이 날아왔으며, 방공망으로 그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중 한발이 바르자 과학연구센터를 타격해 건물이 파괴됐고, 서부 도시 홈스에서도 요격에 실패한 미사일 한발이 떨어져 3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시리아 방공망이 미사일 70% 이상을 차단했다며, 시리아군 주장에 힘을 보탰다.

마이? 준장은 이번 공습이 시리아군의 무장조직 소탕작전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이번 공습이 국제기구의 화학공격 의혹 진상조사를 막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이날 화학공격 의혹이 제기된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 구역에 도착, 현장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서방의 침략행위 시점이 OPCW 조사단의 시리아 방문과 겹친다"면서 "공격의 주목적은 OPCW의 업무를 방해하고 조사 결과를 입맛대로 조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거짓말과 조작극이 폭로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덧붙였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다마스쿠스의 일상이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새벽 공습 직후 소셜미디어 계정에 "선한 영혼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한다"는 글을 올리며, 서방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마스쿠스 주요 광장에는 수백명씩 인파가 모여 국기와 아사드 대통령 포스터를 흔들며 서방을 규탄하고, 시리아군을 응원하는 시위가 열렸다.

서방의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는 시리아·러시아군의 주장은 서방의 미사일이 목표물에 명중했다는 미국 국방부 발표와 완전히 상반된다.

미국 국방부는 시리아 방공망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며 공습 전후를 비교하는 위성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러시아정부는 미국 등이 다마스쿠스 북동쪽 군용비행장을 노렸다는 설명을 내놨다.

러시아 국방부는 두마이르 군용비행장을 겨냥한 서방의 순항 미사일 12발이 시리아 방공망으로 모두 요격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방공 자산은 요격에 동원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두마이르 군용비행장은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지역에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벌어진 후 데이터 탐사보도 단체 '벨링캣' 등이 화학공격을 벌인 것으로 지목한 헬리콥터가 출발한 곳이다.

시리아군이 밝힌 피격 지점 바르제와 두마이르 군용 비행장은 약 40㎞ 떨어져 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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