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까지 미친 조선업 불황 여파…조선소 매물 잇따라
<YNAPHOTO path='C0A8CA3D00000154937887A00044AE9_P2.jpeg' id='PCM20160412027900038' title='조선업 (CG) [연합뉴스TV 제공]' caption=' ' />
울산·거제·군산, 주거시설 낙찰가율 등 경매지표 '하락'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조선업 불황의 여파가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4일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거제 조선소의 1차 협력업체인 ㈜장한이 소유한 선박구성품 제조공장이 감정가의 86.7%인 40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달 법원경매 '최고가' 낙찰물건으로 기록됐다.
경남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에 있는 이 공장은 거제에 본사가 있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의 1차 협력업체로 알려졌으며, 대지 5만1천210㎡·건물 1만7천556㎡ 외에 크레인 등 기계·기구 등이 일괄 경매에 나왔다.
경매는 2016년 7월 개시됐으며 그동안 3차례에 걸친 기일 변경과 한 차례 유찰 등이 있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경남 창원 진해항 내 STX 소유의 물건이 경매에 나와 2월 전국 최고 낙찰가인 270억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4번의 유찰 끝에 5회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53.0%인 270억1천300만원에 낙찰됐다.
진해항 2부두 내 토지 7만9천895㎡ 규모의 야적장 및 소규모 기타 시설로, STX마린서비스가 소유하고 있었으며 STX중공업 대출 당시 담보로 제공됐다가 2016년 10월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선·중공업 불황기 당시 나온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있으나 마땅한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되거나 수차례 유찰된 뒤 저가 낙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의 도시 울산, 거제 등의 주거시설 관련 경매지표가 하락하고 있는 점도 법원경매에서 조선업 불황을 읽을 수 있는 신호다.
지난달 울산 주거시설 경매는 총 79건이 진행돼 이 중 23건이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6.1%포인트 하락한 75.9%로, 무려 5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된 23건 중 낙찰가율 100% 이상을 기록한 경매 물건은 한 건도 없었으며, 중구 우정동 주상복합 아파트(96%)를 포함해 90% 이상 낙찰가율도 3건에 불과했다.
지지옥션은 "지역의 산업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본격적인 낙찰가격 하락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에도 울산 주거시설은 총 24건의 경매가 진행돼 6건만 낙찰(25%)됐으며, 경쟁률을 뜻하는 평균 응찰자 수는 2.7명에 그쳤다.
거제도 지난달 총 67건의 주거시설 경매가 진행돼 그중 9건(13.4%)이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66.6%에 그쳤다. 거제의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작년 9월 이후 줄곧 60% 선에 머물러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폐쇄된 전북 군산도 지난달 주거시설 경매가 진행된 39건 중 15건(38.5%)만 낙찰됐으며, 낙찰가율은 71.5%에 그쳤다. 평균 응찰자 수는 2.9명으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경매 특성상 경기가 안 좋아져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조선업 불황에 따른 경매시장의 여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며 "향후 기대가치가 낮은 편이라 낙찰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공급이 많았던 지역이라 앞으로 낙찰가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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