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환자안전법'…병원 사고발생 보고율 17% 그쳐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결과…병원·요양병원 보고율 10%도 안돼
최도자 의원 "발생 보고 높이는 조치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환자안전법이 시행됐지만 환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당국에 보고한 의료기관은 10곳 중 2곳에 불과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16년 7월 29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환자안전법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사망, 장애, 장해 등의 환자안전사고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반복될 우려가 있으면 관련 사고를 정부에 자율로 보고하고 주의를 권고하는 '의료사고 주의보' 도입이 핵심 내용이다.
1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환자안전활동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최근 1년간 환자안전사고가 있었다고 답한 의료기관 188곳 중 환자안전법 시행 이후 사고 발생 사실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보고한 기관은 16.5%에 불과했다.
이 조사는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200병상 이상 병원급 등 20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환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는 응답 비율을 병원 소재 지역별로 보면 인천·경기가 29.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서울 22.7%, 부산·울산·경남 13.1%, 대구·경북 12.2%, 강원 8.6%, 대전·충청 8.4%, 광주·전라 5.1% 순이었다.
병원유형별로는 상급종합병원이 50%로 환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고 종합병원은 25%였으며 병원·요양병원은 9.8%에 그쳤다.
환자안전사고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고가 의무사항이 아니라서'가 36.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발생률이 낮아서'(24.7%), '전담부서 또는 전담인력이 없어서'(13.6%), '관리 업무(지침·세부규정)가 없어서'(12%) 등이 많았다.
지난해 1월 최근 1년 이내 의료기관 이용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 남녀 1천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자와 보호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4.1%가 환자안전법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환자와 보호자가 생각하는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사고 발생 원인으로는 '의료인의 부주의'(39.3%)로 가장 많았다. '의료인과 환자간 소통 부족'(16.9%), '의료인의 숙련도 부족'(11.1%), '원활하지 않은 의료인 간 환자 정보 공유'(8.2%) 등도 많이 꼽았다.
최도자 의원은 "환자안전사고 발생 보고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고 환자안전법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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