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방패' 뒤로 숨는 시리아…"미군기지에 보복" 위협도(종합)

입력 2018-04-13 10:47
수정 2018-04-13 11:00
'러시아 방패' 뒤로 숨는 시리아…"미군기지에 보복" 위협도(종합)

전투기 등 러 기지로 이동…"미국은 러 개입·전면전 기피"

시리아공군, 항공기 461대 보유…"낡아도 반군공격엔 문제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김영현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군 기지로 전투기를 숨기는 등 서방의 공습에 대비해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휘하는 시리아 정부군은 아울러 "맞으면 우리도 보복하겠다"며 서방을 위협하며 결전 의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시리아군 관계자와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 등의 언급을 인용해 이 같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미국 등 서방은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는 시리아군을 응징하기 위해 기습 공습을 추진하는 것으로 현지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시리아군 퇴역 장성인 모하마드 아바스 모하마드는 FT에 "시리아 정부는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서방의 공습에 대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시리아군은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리아군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응징을 경고하자 72시간가량 최고 경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정부는 주요 공항과 군사 시설을 비웠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라진 주요 군사 장비는 러시아군 기지로 이동한 것으로 포착됐다.

현지 언론 알 마스다르 뉴스는 시리아군이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타르투스의 러시아 해군 기지와 라타키아 공군 기지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리아와 러시아 항공기가 나란히 날아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7년간 시리아내전 동안 알아사드 정권에 군사 장비를 지원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리아도 이를 통해 꾸준히 군사력을 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군사정보 전문 사이트인 '글로벌파이어파워'에 따르면 시리아 공군은 현재 20 항공사단과 22 항공사단 등 2개 사단 6만여 명의 병력에 MIG-21(53대), MIG-23(89대). MIG-29(20대), MIG-25(2대) 등 전투기 Su-22(42대), Su-24(20대) 등 전투기와 지상공격기 226대를 포함해 Mi-17(34대) 등 헬기 150대 등 모두 461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투기와 지상공격기 대부분은 옛 소련 시절 제작된 노후 기종이다. 지난해 6월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남부 지역에서 친미 반군 조직인 '시리아 민주군'(SDF)에 대한 공습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다 미 해군 F/A-18E '슈퍼 호넷'에 격추된 것도 낡은 Su-24였다.

그러나 이런 노후기들도 방공체계가 허술한 반정부 세력의 지상 근거지를 공습하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시리아군은 러시아군 기지로 장비를 숨기면 공습을 피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시리아 내전이 국제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러시아군 기지를 공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시리아 북서부 칸 셰이쿤 마을에 화학무기가 떨어진 후 미군이 시리아를 공습했을 때도 사전에 러시아에 관련 사실을 알려줬다.



이 같은 상황이라 서방이 시리아군을 공습할지라도 큰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칸 셰이쿤 마을 희생자를 치료해온 의사 압델 헤이 테나리는 "한차례 공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알사드의 궁을 때리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군은 결전 의지를 더욱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하마드 전 시리아군 장성은 "미군이 공습하면 시리아군이 보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군은 시리아 북동 지역에 2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모하마드는 "미군도 시리아에 기지가 있다"며 "시리아군은 그 기지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공격에 대응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군은 지난 7일 반군 거점 두마에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해 70명 이상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하는 참극을 일으켰다고 외신은 전했다.

shkim@yna.co.kr,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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