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수목극 시장…KBS '추리의 여왕2'가 그나마 안정

입력 2018-04-13 09:23
수정 2018-04-13 17:29
답답한 수목극 시장…KBS '추리의 여왕2'가 그나마 안정

tvN '나의 아저씨' 논란 속 5% 넘어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밤 10시 수목극 시장이 전반적인 경쟁력 하락 속 답답하게 굴러가고 있다.

10% 넘는 작품이 하나도 없고 5%도 어렵다. 시청자는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그나마 익숙한 KBS 2TV '추리의 여왕2'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13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밤 10시 지상파 방송3사가 선보인 수목극의 시청률은 '추리의 여왕2' 7.3%, SBS TV '스위치' 5.7%-6.8%, MBC TV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3.4%-4.2%로 나타났다. 이들보다 30분 먼저 출발해 비슷한 시간 끝난 tvN '나의 아저씨'는 5.3%(유료가구)로 집계됐다.



지난달 22일 SBS TV '리턴'이 16.7%를 기록하며 퇴장한 이후 수목극 시장은 시청률 10% 아래에서 선수들이 '도토리 키재기' 수준의 답답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리턴'의 후속작인 '스위치'는 한류스타 장근석이 주연을 맡아 사기꾼과 검사의 1인2역을 펼치는 경쾌한 스토리를 내세웠지만 '리턴'이 거둔 성적의 절반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류의 드라마는 시청자의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묘미여야 하는데 전개과정이 엉성하기 그지없다. 티켓파워가 있는 장근석이 아니었다면 5~6% 시청률도 어려웠을 작품이다. 하지만 장근석만으로도 역부족이라, 지난달 29일 첫회 시청률이 7%였는데 계속 내리막이다.



한혜진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뉴스가 된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2.1%로 출발해 그나마 3~4%대로 시청률이 오른 상황이지만 수목극 최저 경쟁력이다.

시청률이 저조하다 보니 긴 제목에 대한 비판마저 나올 지경. 잘 되는 드라마는 제목이 입에 붙어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제목도 입에 붙지 않는 데다, 내용은 한물간 신파와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한부에 걸린 여주인공의 마지막 멜로는 절절함 대신 시종 반주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수의 느린 공연처럼 느껴진다.

이런 와중에 '추리의 여왕2'가 미약하나마 뒷심을 발휘 중이다. 지난 2월28일 5.9%로 출발한 시청률이 '리턴' 퇴장 후 7%대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제 겨우 2회만 남은 상태라 이 드라마 역시 5~7%의 시청률에 만족하며 막을 내리게 됐다.



최강희-권상우가 지난해 시즌1에 이어 두번째로 호흡을 맞추는 까닭에 다른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익숙한 분위기라는 게 장점이다.

추리극을 발랄하게 풀어내는 것 역시 이 드라마의 경쟁력. 그러나 시즌1에서와 달리 타이틀 롤인 '추리의 여왕' 유설옥(최강희 분)이 더이상 주부가 아니고 '돌싱'이 됐다는 점이 시즌2의 발목을 잡는다. 또 시즌1에서 이어지는 '김실장'과 '서현수'에 대한 미스터리 부분이 너무 늘어지게 전개된 것 역시 시즌2가 시즌1을 넘어서지 못하게 했다.

원조교제 논란, 과도한 폭력성으로 첫회부터 비난을 받았던 '나의 아저씨'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40대 이상 아저씨들의 초상화를 그리겠다고 출발했으나 기획의도와 달리 '중증 범죄 드라마'가 돼버렸다. 인생에 대한 성찰 대신 폭력성과 불륜, 범죄가 도드라지면서 드라마 본연의 색깔이 무엇인지 헛갈리게 하고 있다. 특히 '허구'이긴 하지만 24시간 사생활을 도청한다는 설정이 위험하다.



그나마 3월21일 3.9%로 출발한 시청률이 8회에서 5%를 넘어서 상승세이지만, 이선균-아이유라는 스타를 내세우고 '미생' '씨그널'을 만들어 시청자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김원석 PD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이다.

김 PD도 작품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지난 11일 열린 간담회에서 수차례 눈물을 보이며 마음 고생을 토로했을 정도로 작품의 의도가 시청자에게 잘 전달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날 코미디언 유병재가 자신의 SNS에 이 드라마에 대한 호평을 올렸다가 팬들의 비난을 받고 사과문을 올린 것 역시 '나의 아저씨'에 대한 시청자의 불편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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