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불가역적 비핵화 전엔 보상없다…외교로 목표달성"(종합2보)

입력 2018-04-13 10:31
수정 2018-04-13 10:31
폼페이오 "北 불가역적 비핵화 전엔 보상없다…외교로 목표달성"(종합2보)



상원 인준청문회서 '대북 선제타격은 재앙적'이라면서도 군사옵션 배제는 안해

"북미정상회담서 조건 맞춰볼 수 있어…외교적 성과로 우릴 데려다줄 것"

"북한 정권 교체 지지하지 않아, 난 매파 아니다"…'강경파 인식' 완화 노력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강건택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영구적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보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가능한지를 결정할 조건들을 맞춰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자신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추구한다는 세간의 우려를 부인하고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대북 군사옵션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에서 열린 국무장관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역사적 분석으로 보면 낙관적이지는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경제 제재를 너무 빨리 풀어준 것이 과거 대북 협상의 실패 원인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보상을 제공하기 전에 영구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비핵화) 성과를 확실히 얻어내기 위해 이런 일(핵 폐기 전 제재 완화)을 하지 않겠다는 게 대통령과 이 행정부의 의도"라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달성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주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견실한 외교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5월 또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목표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험에 처하게 하려는 그들의 노력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이라며 두 정상의 대화가 외교적 성과 마련을 향한 길을 열어줄 것으로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우리는 김정은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할 수 없는 조건을 관철해야 한다는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두 정상이 매우 성가시고 힘든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은 적은 없었다"고 언급,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가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할 조건들을 펼쳐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그것에 대한 조건을 적절히 설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면서 이번 회담이 "미국과 세계가 너무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외교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길로 우리를 데려다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문제를 '쾌도난마' 식으로 한 번에 풀어내는 기회라기보다는 비핵화 합의가 가능한지 카드를 맞춰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폼페이오 지명자는 "나는 북한 정권 교체를 옹호한 적이 없다", "오늘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해 7월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안보포럼에서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 개발 능력과 핵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달라진 입장이다.

이날 그는 "난 매파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 준비와 의제 등을 놓고 북한을 상대할 외교 수장으로서 자신이 대북 강경파라는 인식을 다소간 완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또 폼페이오 지명자는 "분명한 것은 외교관으로서 내 역할은 우리나라가 수십 년 동안 직면해온 북한에서의 어려운 상황에 절대 맞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핵무장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대재앙'이라는 에드 마키(민주) 의원의 지적에 "동의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다만 북한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조짐이 보인다면 "외교를 넘어서야만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AP와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군사옵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미국의 이란 핵합의 개정 움직임이 북한과의 합의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김정은이 생각하는 리스트에는 과거 역사적인 다른 합의(이란 핵합의)는 들어가 있지 않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나 체제 유지와 같은 자기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위한) 단순히 종이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국무부의 고위직이 여전히 공석인 사태에 대해서도 해결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