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주 대만해협 실탄훈련…차이잉원 독립노선에 강한 경고(종합)
중국, 미국과 남중국해 항모전단 대치 후 대만 독립파 정조준
中 언론 "패권다툼 중 경고…美와 갈등빚는 러시아 지지"
(선양·서울=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박인영 기자 = 중국 해군이 다음 주 대만해협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런 호전적 행보는 라이벌로 보는 미국, 차이잉원(蔡英文) 정권 출범 후 독립노선을 강화하고 있는 대만을 향한 뚜렷한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 언론에서는 미국과 각종 국제현안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지지의 의미가 있다는 관측까지 소개하고 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오는 18일 오전 대만해협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하기로 하고 훈련 당일 인근 해상에서 일반 선박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깜짝 발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남중국해인 하이난(海南)성 인근 해역에서 진행된 중국군 사상 최대 규모 해상열병식을 참관한 지 불과 몇 시간 뒤 나왔다.
중국해군의 대만해협 실탄훈련 예고는 미·중 양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둘러싸고 대치하는 등 양국의 경제·군사 경쟁이 과열되는 상황에서 주목된다.
중국 내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해협에서의 실탄훈련이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전하는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군사응징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는 자국의 전략적 동맹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려는 제스처라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 앤서니 웡(黃東)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중국이 민감한 시기에 해군을 동원해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보여주려 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배경을 분석했다.
중국해군의 대만해협 실탄훈련은 2015년 9월 대만 총통선거 직전에 한번 진행된 이래 이 일대에서는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개최한 해상 열병식에는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이 여러 도전에 맞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널리 알리려는 취지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했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남중국해 싼야 인근 해역에서의 훈련은 영토분쟁 지역에서 주권을 수호하려는 인민해방군의 확고한 의지를 천명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서 중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해군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애초 지난 11~13일 사흘간 하이난성 인근 싼야(三亞) 남부 해역에서 실시하려던 군사훈련을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12일 종료했다.
하이난성 싼야해사국은 "싼야 남부 해역에 설정했던 일반 선박 항행금지구역에서 군사훈련이 끝나 항행금지를 해제한다"며 "항해하는 각 선박이 유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해군은 지난 5일부터 보아오포럼이 끝난 11일까지 하이난성 동쪽 남중국해 해역에서 43척의 해군 함정을 동원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뒤 하이난성 남부 해역으로 장소를 옮겨 훈련을 이어갔다.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를 기함으로 하는 제9 항모강습단(CSG9)이 지난 6~7일 남중국해 남부 해역에서 싱가포르 해군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항공모함 전단이 대치한 직후였다.
앞서 싼야해사국은 지난 10일 "해군이 11일부터 3일간 싼야 남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니 해당 해역에서 임시항행금지를 실시한다"며 "항행금지 목적은 관련 수역 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안전운항에 영향을 끼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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