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많을수록 여름 짧다…같은 도시에서 '최대 57일' 차

입력 2018-04-13 06:00
수정 2018-04-13 10:24
공원 많을수록 여름 짧다…같은 도시에서 '최대 57일' 차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수원시 11개 지역의 기온 분석

'그린 인프라' 많은 곳이 상업지구보다 여름 짧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불과 5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기반 시설의 차이에 따라 여름 날씨가 최대 50일 넘게 짧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6년 6월∼2017년 5월 경기 수원시 소재 11개 지역에서 측정한 기상자료를 토대로 사계절의 기간을 분석하고, 각 측정지역 반경 500m의 그린(Green ) 인프라와 그레이(Grey) 인프라 비율을 조사했다.

그린 인프라란 자연적인 공간 혹은 자연에 가까운 기반 시설로, 공원이나 산림 등을 뜻한다. 반대로 그레이 인프라는 도로나 철도, 상업지구 등을 뜻한다.



기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원시 11개 지역의 계절별 기간을 계산한 결과, 봄은 72일, 여름 134일, 가을 52일, 겨울은 107일로 각각 나타났다.

대상 지역의 그린 인프라와 그레이 인프라의 면적 비율에 따라 계절의 길이가 달랐는데 그린 인프라가 많은 곳일수록 여름의 길이가 짧았다.

그레이 인프라 비율이 92.7%로 가장 높은 수원시청은 여름이 157일(봄 62일·가을 48일·겨울 98일)이었던 반면 그린 인프라 비율이 93%로 가장 높은 상광교동(백운산 인접)의 여름은 100일(봄 93일·가을 62일·겨울 110일)로 57일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매우 인접한 지역에서도 그린 인프라 비율에 따라 계절 길이에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인계동에 있으면서 직선거리로 약 820m 떨어진 수원시청과 효원공원은 그린 인프라 면적 비율이 각각 7.3%와 15.2%로 달랐는데, 두 지점의 여름 길이는 각각 157일과 138일로 19일 차이가 났다.

이종천 국립환경과학원 자연환경연구과장은 "그린 인프라는 시민의 삶의 질, 대기오염 정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그린 인프라 활용 비율을 높여 도시의 열 쾌적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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