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하는 새로운 '자가포식' 증진물질 발견"
연세대 이명식 교수팀 "새로운 개념 치료제 개발 방향성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세포의 자가 소화작용이라고도 불리는 '자가포식'(Autophagy)을 증진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이명식 교수팀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받은 총 7천520개의 후보물질을 분석한 결과, 'MSL'이라는 새로운 화합물이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당뇨병 치료를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자가포식은 기능을 상실한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소기관과 변성 단백질, 축적된 지방을 스스로 분해해 세포 내부 항상성과 세포 생리 기능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자가포식 현상에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이나 암 등의 질병이 생기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자가포식을 활성화하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새로운 물질을 찾는 데 집중해왔으며, 최근 MSL이라는 자가포식 증진물질을 발굴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MSL은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세포 내 쌓인 지방과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고, 염증반응도 저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MSL이 유전적으로 식욕이 증가한 비만 생쥐의 당뇨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특히 MSL을 화학적으로 변형해 활성도를 높인 MSL-07의 경우, 유전적인 식욕 증가로 인한 당뇨병뿐 아니라 고지방식이에 의해 유발된 당뇨병 치료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지금까지의 당뇨병 치료제와는 다른 당뇨병의 발생 원인에 바탕을 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향성이 제시됐다"며 "새로운 자가포식 증진물질인 MSL은 비만 관련 당뇨 질환 치료 약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대사 증후군 및 당뇨병 치료를 위한 신규 자가포식 증진제'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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