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해방의 공간 점령의 시간·물리와 철학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해방의 공간 점령의 시간 = 정용욱 외 지음.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 이전에 벌어진 사건과 변화상을 분석한 논문 13편을 모았다. 미군이 생산한 다양한 자료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군정이 취한 태도, 시민들의 인식을 추적했다.
저자들은 일제가 패망하면서 한반도에 자유가 찾아왔지만, 미국과 소련이 남북을 갈라 점유하면서 '해방의 공간 점령의 시간'이라는 모순된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동원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원은 "미군정은 친일파 청산이라는 해방기의 시대적 요구를 미루고, 통치의 효율성을 선택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38선 이남의 정치적 보수화를 초래했고 한국인 정치세력의 형성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한다.
권혁은 서울대 강사는 "38선 이남에 들어서야 하는 자유민주주의 정부는 태생적으로 불완전했기에 그것을 상쇄할 만큼의 폭력이 동원되고 권력이 집중되는 모순이 발생했다"고 분석한다.
유엔 한국위원단의 평화통일 중재 활동,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본 초기 한미 외교관계 등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푸른역사. 580쪽. 2만9천500원.
▲ 물리와 철학 =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조호근 옮김.
입자와 입자 집단을 다루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인 양자역학을 창시한 저자가 1955∼1956년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책.
그는 여러 과학자가 자연을 설명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양자역학이 성립된 과정과 양자역학의 철학적 함의를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가 관찰하는 대상이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의 방법론에 노출된 자연의 일부라고 주장하면서 자연과학을 자연을 기술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커스. 284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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