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 사망 놓고 유족과 '네탓' 공방

입력 2018-04-12 11:20
테슬라, 자율주행 사망 놓고 유족과 '네탓' 공방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달 자율주행 사망사고의 책임을 전부 운전자에게 돌리는 듯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유족과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지난달 23일 미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모델X 사망사고에 대해 "(숨진) 운전자가 사고가 나기 직전 6초 동안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어 자율주행에서는 운전자가 주의를 해야 하고, 운전대에 손을 올려놓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 사고가 일어난 유일한 경로는 운전자가 도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테슬라가 앞서 지난달 31일 발표했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테슬라는 "운전자는 도로 분리대와 충돌하기 전 150m 떨어진 상태에서 약 5초 동안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스템이 도로 분리대를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안전성 논란을 증폭시켰다.

테슬라의 이번 입장 발표는 사망자의 유족이 새 법률 대리인을 고용한 직후 나온 것이다.

미나미 타마키 법무법인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이 운전자의 사망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법인은 "자체 초기 검토에 따르면 테슬라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로의 차선을 잘못 인지해 분리대 감지에 실패했고, 차를 멈추지 못한 채 분리대를 들이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이 같은 유족 입장과 정반대 자세를 고수하는 것은 '지속적인 전략'의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크 램지는 "테슬라가 이러한 입장을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운전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분명하게 경고한다는 게 테슬라의 지속적 전략이며, 이번 대응에도 이러한 전략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유족의 상실감과 슬픔에 공감을 표한다"면서도 "하지만 오토파일럿이 안전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는 것은 도로 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맞섰다.

한편 테슬라 주가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버티칼리서치그룹의 애널리스트인 고든 존슨은 테슬라 주가가 현재 300달러 선에서 내년 말 주당 84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미 CNBC 방송에서 내다봤다.

이는 전기차 경쟁이 심화하고, 테슬라 생산 계획이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됐다.

테슬라 주가는 미 증시에서도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분석 업체인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에 숏(매도) 포지션으로 투자된 규모가 지난달 28% 증가해 107억 달러에 달했다고 CN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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