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니퍼트 공 받은 이해창, '아주 긍정적' 평가 이유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kt wiz 더스틴 니퍼트(37)는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역시 니퍼트'라는 말을 들을 수는 없었다.
니퍼트는 11일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면서 6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2-4로 이기면서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6년 골든글러브와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니퍼트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오랜 기다림 끝의 등장이었기에 물음표도 컸다.
니퍼트는 7년간 몸담은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이 불발돼 은퇴 위기에 몰렸다가 kt와 계약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며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모두 건너뛰고 이날 처음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니퍼트의 공을 받은 kt 포수 이해창은 "니퍼트의 투구는 아주 긍정적이었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이해창이 니퍼트와 호흡을 맞춘 것은 처음이었다. 이해창은 니퍼트의 판단력과 노련함에 감탄했다.
이해창은 "니퍼트의 컨디션이 100%가 아닐 수 있다. 1군 실전 경기가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니퍼트는 자신의 구위와 상황을 냉정하게, 정확히 보고 던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니퍼트의 노력한 경기 운영 덕분에 야수들도 어렵지 않게 경기를 해나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니퍼트가 가장 우려를 샀던 부분은 노쇠화로 인한 구위 저하다. 이에 대해서도 이해창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나이가 들었어도 공의 위력이 아직 있더라. 제가 받았을 때 공의 끝이 죽는 느낌은 안 들었다"며 "자신이 조절하는 것 같았다. 세게 던질 때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니퍼트는 5회말 NC 김성욱과 모창민, 최준석을 연속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그리고 6회말부터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김진욱 kt 감독은 이 경기에서 니퍼트의 투구 수나 이닝 수를 제한하지 않고, 니퍼트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이해창은 "니퍼트는 두산 시절부터 자신이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면 더 힘 있게 던진다고 생각했었다. 마지막 이닝이 되자 구위도 확실히 더 좋더라"라고 떠올렸다.
이해창은 "니퍼트도 워낙 실전이 오랜만이니 감각을 잡아가는 것 같다"며 "경기 운영을 확실히 잘한다"고 말했다.
이해창은 이 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니퍼트의 승리를 도운 특급 도우미가 됐다.
특히 상대는 NC의 에이스 왕웨이중이었다. 대만 출신인 왕웨이중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대표로 출전할 경우 한국의 금메달 도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이해창은 "단순하게,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면서도 왕웨이중을 공략한 '영업비밀'을 추후 대표팀과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예비 엔트리에 이름이 올라 있는 이해창은 "아시안게임은 진짜 생각지 않는다. 팀에서 잘하면 기회가 올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생각 없다"면서 "대표팀이 꾸려지고 그때 제 조언이 도움된다면 왕웨이중을 어떻게 공략했는지 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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