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해상서 어선-화물선 충돌…3명 실종·3명 사망(종합2보)

입력 2018-04-12 17:22
수정 2018-04-12 17:27
신안 해상서 어선-화물선 충돌…3명 실종·3명 사망(종합2보)



야간에도 실종자 수색 계속…기상 원활·어선 정지 상태서 사고 추정







(신안=연합뉴스) 장아름 정회성 기자 = 전남 신안 해상에서 어선이 외국 화물선과 충돌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이날 사고는 두 선박 표시점이 겹친 점을 이상하게 여긴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의해 제때 감지돼 신속한 출동 및 구조 활동이 이뤄졌으나 어두운데다 어선 내부 수색의 어려움 등으로 선원들이 모두 숨지거나 실종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해경은 항공기, 경비함정, 잠수부를 투입해 실종된 선원들을 수색하고 있다.

◇ 관제화면에 선박 두 척 겹쳐…50분 만에 실종자 첫 발견

12일 오전 0시 37분께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북서쪽 9.6㎞ 해상서 승선원 6명이 탄 신안선적 15t급 근해자망 어선 2007연흥호와 5명이 탄 498t급 탄자니아 국적 냉동화물선 Xing Yue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연흥호가 뒤집혔다.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0시 39분께 두 선박 표시점(물표)이 겹쳐 보이자 사고가 의심된다며 관제 정보를 목포해양경찰서 122상황실에 통보했다.

해경은 함정을 급파하고 주변을 지나는 선박에 구조를 요청했다.

진도 VTS는 0시 42분께 해당 화물선과 교신을 통해 충돌 사고를 확인하고 다시 한 번 상황을 전파했다.

2007연흥호의 자동선박식별장치(AIS) 신호는 0시 37분께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약 50분 뒤인 오전 1시 25분께 2007연흥호 승선원 1명이 해경 요청을 받은 민간어선에 의해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어 일대 해역을 경비 중이던 해경 1509함이 오전 1시 34분께 사고현장에 도착해 선체가 전복된 것을 확인하고 잠수 수색을 시도했다.

해경 잠수요원들은 오전 8시 26분과 27분께 어선 내부에서 선원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현재까지 실종자 3명을 수색하고 있다.

사망자는 선원 장모(63), 강모(53), 이모(51)씨 등 3명이며 선장 김모(38세)씨와 선원 김모(49), 고모(38)씨가 실종 상태다.

지금까지 항공기 3대, 경비함정 17척, 해군함정 3척, 서해어업관리단 선박 2척, 민간어선 5척이 동원됐다.



◇ 바다 잔잔했고 어선 멈췄는데…충돌 원인은?

사고 직전 VTS 관제화면 상에는 화물선이 운항 중 갑자기 속도를 줄였고 어선은 움직임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진도 VTS는 사고 전 대형 선박인 냉동화물선이 관제구역 내로 진입하자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

진도 VTS 관계자는 통신 장치를 이용해 수차례 화물선을 호출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이후 관제화면에 화물선 속도가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고 어선 물표와 위치가 겹친 것처럼 나타났다.

2007연흥호는 사고 전부터 화면상에 정지한 상태로 나타났다.

해경은 사고 지점이 부산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항로로, 배가 정박해서는 안 되며 2007연흥호 역시 닻을 내리고 정박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바다의 날씨는 바람과 파도가 잔잔했고 짙은 안개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0시를 전후해 서해 남부 먼바다의 유의 파고는 0.6m, 바람은 초속 3.2m였다.

해경은 화면상에는 연흥호가 정지한 것처럼 보였지만 신호가 끊겨 실제로는 이동 중이었을 가능성 등도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김부겸 "선원 구조 최선 다해달라…가족들에게 충실히 설명"

전남도는 사고 직후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사고어선 선적지인 신안군에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구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박경민 해양경찰청장, 오재선 신안군 부군수 등과 긴급회의를 열고 실종된 선원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가족들과 조속히 연락을 취해 상세한 구조상황 설명 등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숨진 선원 3명의 시신은 현재 목포의 한 병원으로 운구됐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지속하면서 이날 오후 8시께 예인선과 크레인을 이용해 전복된 2007연흥호를 흑산도로 예인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사고 해역에 있는 화물선을 자력 항해로 목포로 이동시켜 화물선 선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사고가 난 연흥호가 지난 11일 경유 2천ℓ를 적재하고 출항해 기름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방제정을 투입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