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감기관 돈 출장' 김기식 고발사건 배당 신중 검토
서울중앙지검과 남부지검에 각각 고발돼…"담당 검찰청 조만간 지정"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찰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시절에 피감기관들 돈으로 수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온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어디에 배당할지를 두고 신중하게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대검찰청은 11일 "김 금감원장에 대한 고발장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됐다"며 "대검은 형사소송법상 관할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른 시일 내에 수사를 담당할 검찰청을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각각 김 원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같은 날 보수 성향 시민단체인 '정의로운 시민행동'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직권남용·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김 원장을 처벌해달라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단순한 고소·고발 사건이었다면 이날 어느 검찰청으로 사건을 보낼지가 정해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치적 파장이 상당한 사건이어서 검찰이 배당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김 의원의 출장 논란을 놓고 여야는 물론 청와대까지 가세해 사실관계와 적절성 등을 둘러싼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로 활동한 김 원장은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부담으로 2015년 5월 25일부터 9박 10일간 미국 워싱턴DC와 벨기에 브뤼셀,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 제네바 출장을 다녀왔다.
미국과 유럽 출장 때에는 의원실 인턴이던 A씨도 동행했다. A씨는 2015년 6월 9급 비서로 채용됐다가 2016년 2월에는 7급 비서로 승진했다.
또 앞서 2014년 3월에는 한국거래소(KRX) 지원을 받아 2박 3일간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2015년 5월에는 우리은행 지원을 받아 2박 4일간 중국·인도 출장을 각각 다녀왔다.
야당은 당시 긴요한 의정 현안이 없었는데도 김 원장이 감독 대상 기관들의 자금으로 '외유성·로비성' 출장을 다녀왔다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담당 검찰청이 정해지는 대로 김 원장이 다녀온 출장의 정확한 성격과 당시 의원이던 김 원장과 이들 기관 사이에 대가관계 등을 따져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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