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홀린 가곡…한국전통음악과 플라멩코의 만남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집시들의 한을 발산하는 플라멩코와 절제된 감정을 노래하는 가곡이라는 정반대의 예술 장르가 만나 하모니의 절정을 만들어 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고등음악원 롤라 페르난데스 교수는 한국과 스페인의 협연 공연 '한국전통음악과 플라멩코의 만남'을 관람한 뒤 "세계 최초의 독창적인 공연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공연은 주스페인한국문화원 주최로 지난 3일(현지시간)과 5일 마드리드의 왕립음악원과 국립장식미술관에서 두 차례 선보였다.
전통가곡 연구가인 정마리가 가곡의 가창을 맡고, 스페인의 대표적인 타블라오(플라멩코 공연장)인 카사파타스재단의 플라멩코팀이 협연했다.
'계면조 이삭대엽', '평롱' 등 가곡 2곡이 플라멩코 기타 선율에 맞추어 연주되고, 가곡 가창자가 '알레그리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플라멩코 2곡을 불렀다.
두 차례의 공연은 스페인 음악애호가들과 음악전공 학생들, 마드리드를 방문한 세계 각국 관람객 등 각각 180여 명이 관람했으며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이번 공연은 가곡과 플라멩코를 접목한 첫 시도로 개최 전부터 현지의 주목을 받았다. 가곡과 플라멩코는 2010년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나란히 지정됐다.
소피아 베르니스 국립장식미술관 관장은 "마술 같은 시간이었다. 서로 다른 두 음악이 자신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에 온전히 집중해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스페인에서 한국의 우수한 문화를 소개할 기회가 더 자주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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