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측 "진실 밝힐 것"…전성협 "2차 고소건 불기소 유감"(종합)
"강제력·업무상 위력 없었다" vs "위력 행사한 성폭력 대표적 사례"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측이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고소인 측은 두 번째 고소 사건의 불기소 처분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이 이뤄지는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가 결정된 11일 안 전 지사 변호인은 "안 전 지사는 불구속 기소에 대해 담담한 입장"이라며 "재판 절차가 진행될 테니 다툴 수 있는 부분은 충실하게 다퉈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씨 고소 건 관련 혐의로만 불구속 기소되고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의 고소 건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것에 대해서는 "이런 쪽으로 되지 않겠느냐 하는, 가장 큰 가능성 중 하나였다"고 받아들였다.
안 전 지사는 그간 검찰 소환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관계 자체는 인정하되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재판에서도 강제력이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범죄는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고소인들을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첫 번째 고소 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 사건은 위력으로 행사된 성폭력의 대표적 사례로, 재판부가 위력의 작용을 살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성협은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유감"이라며 "피해자의 첫 언론 인터뷰 이후 2∼3일 만에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떠돈 것 등 2차 피해가 일어나는 현실도 재판에서 정확히 판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성협은 또 "두 번째 고소 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아쉬움을 표한다"며 "불기소는 피해자가 업무상 위력 관계에서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기조차 어려웠던 상황이 역설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불기소 결정 앞에서 '오랜 시간 내 삶을 옥죄던 곳을 탈출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며 "이제 그곳의 삶에서 다른 삶으로 이동해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형법상 피감독자 간음과 강제추행,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안 전 지사를 이날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모두 김씨에 대한 것이다. A씨의 고소 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