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향' 하동 햇차 출하…14일 풍다제 거행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경남 하동 야생차밭에서 천 년의 향을 간직한 햇차가 나왔다.
하동군은 야생차 주산지이자 우리나라 차 시배지(始培地)인 화개면 일원에서 지난주부터 올해 첫 녹차를 수확했다고 11일 밝혔다.
하동 야생차는 곡우(4월 20일) 이전에 수확하는 '우전(雨前)'을 시작으로 입하(5월 5일) 이전에 따는 '세작(細雀)', 5월 20일 이전에 생산하는 '중작(中雀)'을 거쳐 6월까지 수확한다.
화개·악양면 일원 1천956 농가가 1천14ha에서 연간 1천950여t의 야생차를 생산, 167억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동 전통 차 농업은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차의 생육에 적합한 토질·기후 조건과 더불어 하동 차의 우수성이 입증됐다.
하동 야생차밭은 섬진강에 인접해 안개가 많고 습도가 높으며 차 생산 시기에 밤낮의 기온 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 야생차 군락은 신라 흥덕왕 3년(828) 대렴공(公)이 당나라로부터 가져온 차 씨앗을 지리산에 심으면서 형성됐으며, 이후 1천200여 년간 이어온 우리나라 차 문화의 성지다.
하동군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차 시배지에서 햇차가 나온 것을 알리고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2018 풍다제(豊茶祭)'를 거행한다.
하동군 관계자는 "지난 겨울 언 피해로 야생차 생산량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야생차가 가진 은은한 맛과 향은 변함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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