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호주·일본에 잘 버틴 윤덕여號, 이젠 '터져야 할 때'
연속 0-0 무승부…조별리그 최종 베트남전, 무득점 깨야 '4강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팀을 상대로 잘 싸웠기에 단 '한 골'이 더욱 아쉬웠다.
2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중간 성적표'다.
한국은 10일 밤(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8일 새벽 호주와의 1차전에 이어 0-0 무승부다.
내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강호인 호주와 일본과 같은 B조에 묶이면서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됐다.
호주는 AFC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고, 일본은 아시안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2011 월드컵 우승, 2015 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전통적 강자다.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월드컵 출전권을 우선 가져가고 조 3위 팀끼리 치르는 5·6위 결정전 승리 팀이 남은 한 장을 차지하는데, 현실적으로 이 조에서 두 팀을 넘어서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무리한 공격 대신 방어에 집중하며 '지지 않는 경기'를 추구했고, 전략은 통했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호주를 상대로 4전 4패에 그친 한국은 처음으로 승점 1을 가져왔다.
순조롭게 출발한 대표팀은 호주보다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진 일본을 맞아서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나섰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공격으로 득점과 승리를 노렸다.
2선의 이민아(고베 아이낙), 이금민(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측면을 휘저으며 적극적인 공세로 승부수를 띄웠다. 호주전에 측면 수비로 나섰다가 중원으로 돌아온 '캡틴' 조소현(노르웨이 아발드네스)의 활발한 움직임도 돋보였다.
유기적인 플레이로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단 한 번의 마무리가 부족했다. 강팀과의 연이은 대결에서 거의 비슷한 선발진이 출격하다 보니 막바지엔 체력도 걸림돌이 됐다. 잘 버티고 승리까지 이어졌다면 사실상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짙었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은 "득점하지 못한 부분은 '승점이 더 귀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일단 무승부로 두 고비를 넘긴 것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승점 2로 호주, 일본(이상 승점 4)에 이어 조 3위에 자리한 한국은 13일 밤 10시 45분부터 열리는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4강 진입을 타진한다. 우선 다득점 승리에 집중하고 같은 시간 호주와 일본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이 베트남을 꺾고 호주와 일본의 승패가 갈리면 조 2위로 4강에 진출한다. 두 팀이 비기면 승자승, 골득실, 다득점을 따지게 된다. 일본전에서 잘 이뤄진 공격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반드시 골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다.
윤덕여 감독은 "감독 입장에서는 베트남전이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일단 휴식을 잘 취한 뒤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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