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한미연구소 지원중단 매우 유감…38노스 계속 운영"(종합2보)
38노스, 北위성사진 분석으로 핵실험 '적중'한 북한 전문 매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운영해온 북한 전문 매체인 38 노스(www.38north.org)는 10일(현지시간) 독자생존 방침을 공식 밝혔다.
38 노스의 공동설립자인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우리의 모 기관인 USKI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는 기사들을 봤을 것"이라며 "이는 USKI의 역사를 감안할 때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USKI는 저명한 워싱턴포스트(WP) 기자 출신의 한국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가 설립해 스티븐 보즈워스(전 대북정책 특별대표), 로버트 갈루치(전 북핵특사) 등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전직 관리들이 이사장을 맡아온 곳"이라고 강조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현재의 논쟁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겠다"며 "38 노스는 USKI의 '소멸'에도 불구, 그 운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걸 독자들에게 확인해 주고 싶다. 곧 관련해 추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사진 분석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동향을 상세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한 38노스는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선임연구원과 한국계 제니 타운 USKI 부소장이 2010년 설립한 북한 전문 웹사이트다.
위트 연구원은 갈루치 전 북핵특사의 보좌관 자격으로 1994년 북한을 방문하는 등 지금까지 20차례 가까이 방북한 경험이 있는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2016년 11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반관반민' 형식의 북미 1.5트랙 대화에 민간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38노스는 홈페이지에서 "북한에 대한 분석은 종종 경험 부족과 부정확한 정보, 형편없는 추론 등이 퍼져있다"며 기존 북한 관련 사이트의 한계를 지적하고, "정확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은 없지만 최소한 이해해 보려고 시도해볼 수는 있다"고 취지를 밝혔다.
피상적이고 무분별한 추측이 아니라, 위성사진 등과 같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증거를 토대로 북한의 내부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38노스는 민간위성 업체들로부터 제공받은 사진을 토대로 북한의 핵개발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2015년 9월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내 새로운 움직임을 감지하며 4차 핵실험 실시 가능성을 한발 앞서 경고했다.
또 2016년 4월 영변 핵시설에서 연기 배출이 나타났다며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 재처리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보다 두 달 앞서 확인한 것이다.
반대로 북한의 핵실험 준비 가능성 등이 피상적으로 제기될 때마다 관련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그렇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적중률은 화려한 필진에서도 기인한다. 북한을 수차례 직접 방문한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와 전 AP통신 평양특파원인 진 H. 리,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 북한 정보기술(IT) 관련 전문 매체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하는 마틴 윌리엄스 등 200명에 가까운 전문가를 기고자로 두고 있다.
위트 선임 연구원을 비롯해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대북협상대사, 로버트 칼린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객원연구원 등 대북 대화파도 상당수 필진으로 포진했다.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 중단에 따라 38노스는 카네기재단·맥아더재단 등의 기부금으로 별도 재원을 마련, 독립된 연구소 등의 형태로 계속 존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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