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DB…이우정·서민수도 고비마다 '펑펑'
(원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이우정, 오늘 엔트리 들어가나 보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10일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 경기 시작 3시간도 전부터 코트 위에 나와 몸을 푸는 원주 DB의 신인 가드 이우정(23·183.5㎝)을 바라보며 DB 사무국 직원이 대견한 듯 말했다.
이우정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7순위로 DB에 지명된 선수다. 하지만 정규리그에서는 20경기에만 출전 기회를 얻었고 평균 2.6점에 1어시스트, 1리바운드로 미미한 성적만 남겼다.
이틀 전 1차전에서도 12명 엔트리에 포함은 됐지만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한 번도 코트에 나설 기회가 없었던 선수가 바로 이우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DB는 주전 가드 두경민이 경기 시작 14초 만에 오른쪽 무릎을 다치는 악재를 만났고 이때 이상범 DB 감독이 투입한 선수가 바로 이우정이었다.
이우정은 이상범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3점슛 3개를 포함해 12점을 넣고 3어시스트에 리바운드와 스틸도 1개씩 곁들이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상범 감독이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깜짝 활약'을 펼칠 선수로 지목한 서민수(25·197㎝)도 이날 11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자신의 11점을 DB가 역전에 성공한 3쿼터에 집중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DB 쪽으로 가져오는 데 앞장섰다.
문경은 SK 감독도 "3쿼터에 서민수에게 3점슛 두 방을 맞으면서 수비가 전체적으로 흐트러졌다"고 아쉬워했다.
서민수는 이날 전반에는 3점슛 3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지만 후반에는 반대로 3점슛 3개를 모두 적중했고, 2점 야투도 한 번 시도해 성공하는 등 말 그대로 '백발백중'의 솜씨를 선보였다.
물론 이날 DB가 이긴 것은 3쿼터에만 혼자 20점을 퍼부은 디온테 버튼의 활약이 절대적이었지만 이우정, 서민수 등 '무명 선수'들의 뒷받침도 큰 힘이 됐다.
이우정은 경기를 마친 뒤 "저를 믿고 투입해주신 감독,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며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연습을 열심히 해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우정은 "경기를 뛰고 안 뛰고 떠나 이 팀에 오게 된 것이 제게는 영광이고 행복할 뿐"이라며 "그런 생각으로 뛴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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