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중국, 미국에 6자 대신 4자회담 제안' 사실 아냐"(종합)
방러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담 뒤 강조…"6자회담 필요한 협상 틀"
"한반도 비핵화 대화 진전 환영…비핵화·북한 안보 보장은 복잡한 문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이 북핵 문제 논의의 틀을 6자 형식에서 러시아와 일본을 제외한 4자 형식으로 바꾸자고 미국에 제안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영빈관에서 전날 러시아를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한 뒤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라브로프는 "지난 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중국 측에 이 소문이 사실인지 직설적으로 물었다"면서 "왕 부장은 이 소문을 단호히 반박하면서 그것을 혼란 상황에서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파트너들은 그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동북아 안보 문제 논의 등은 바로 6자회담 틀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문제들은
이 지역(동북아 지역) 국가들 모두, 6자회담 참가국 모두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핵문제와 관련한 상황을 상세히 논의했다"면서 "러시아 측은 (한반도) 정세의 점진적 정상화, 상호 위협 중단, 남북 및 북미 접촉 추진 등을 환영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문제 관련) 사태 전개는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로드맵'(평화적·단계적 문제 해결 구상)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최종 단계인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동북아 안보 보장에 관한 다자합의로의 점진적 진전을 포함하는 구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원칙은 북한 지도부, 특히 중국을 방문한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명에서 확인됐다"면서 "러시아는 이러한 방향의 진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비핵화 맥락에서 북한의 합법적 안보 이익 보장은 심각한 조율과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을 보장하는 문제가 어려운 조율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문제임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란 비핵화 합의가 미국에 의해 흔들리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안전보장은 "철근콘크리트"처럼 확고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는 회담에서 지난달 21~22일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러-북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경제협력위원회) 제8차 회의 결과에 근거해 양국 통상·경제 관계 현황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회담 모두 발언에선 "우리는 한국 파트너들이 협력 준비가 되는 대로 한국이 참여하는 3자 프로젝트(남북러 공동 프로젝트)를 진전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회담에선 오는 10월 러-북 수교 70주년 기념행사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고 라브로프는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러-북 정상회담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러-북) 양국 정상은 정기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으며 그들이 개인적 접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계획이 아직은 없다는 기존 크렘린궁 발표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리용호 외무상은 회담을 시작하면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전체 국제 정세는 우리 양국이 우호 관계와 협력을 더 강화하고, 양국의 전략적 소통과 행동 조율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그러나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라브로프 장관이 단독으로 브리핑을 했다.
리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에 이어 11일에는 극동 지역 개발을 책임지는 유리 트루트녜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와도 면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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