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불상으로 밝히는 한국 고대 불교조각의 비밀
국립중앙박물관 '산둥성 금동불상 조사' 보고서 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에는 5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4.9㎝ 높이의 자그마한 금동불이 있다. 서울 뚝섬에서 출토된 이 불상은 우리나라 불교조각 중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중국 산둥성 보싱(博興)현 룽화사(龍華寺) 터에서 발굴된 불상은 높이가 7.9㎝로 다소 크지만, 뚝섬 불상과 형태가 흡사하다. 룽화사 불상은 십육국시대(304∼439)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비단 이 두 불상뿐만이 아니다. 한국의 고대 불상과 중국 산둥성 불교조각 사이에는 유사한 유물이 많다. 불교가 전래한 이후 한반도와 산둥성이 밀접히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6년 9월 산둥박물관, 보싱현 박물관, 타이안(泰安)시 박물관에 있는 금동불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 '중국 산둥성 금동불상 조사'를 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에 담긴 금동불은 모두 25점으로, 불상별로 사진과 간단한 설명, 성분 분석 결과가 수록됐다. 제작 시기는 십육국시대부터 수나라(581∼618)까지이며, 불상 중 11점에는 글자가 남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둥박물관과 타이안시 박물관에 있는 북위(386∼534)의 금동광배(光背·빛을 형상화한 불상 뒤쪽의 장식물) 바깥쪽에는 ㄷ자형 돌기가 있다. 이러한 돌기는 부여 관북리에서 출토된 금동광배에도 있다.
아울러 산둥성에서는 본존이 보살인 삼존불이 여러 점 나왔는데, 이러한 도상은 지난해 강원도 양양 진전사지에서 발견된 금동삼존불이나 리움미술관에 있는 국보 제134호 금동보살삼존입상과 비슷하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산둥성 불상은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아 연구가 쉽지 않았다"며 "산둥성 불상에 있는 명문은 삼국시대 금동불의 연대를 추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 출간을 계기로 산둥성 불교미술 특별전을 추진하고 아시아 지역의 다른 박물관과도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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