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상' 위해 인류 눈썹 부위 진화"

입력 2018-04-10 16:19
"'좋은 인상' 위해 인류 눈썹 부위 진화"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인류의 조상 호모사피엔스가 그 이전 인류가 지녔던 두껍고 뼈대가 굵은 이마에서 진화하지 못했더라면 현생 인류는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을 보여주는 눈썹을 지닐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요크대 연구팀은 초기 인류는 육체적 우월함을 과시하는 상징으로 튀어나온 눈 위의 뼈를 지닌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인류는 더 평편하고 작은 얼굴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류가 더 작고 평편한 얼굴을 갖게 됨에 따라 눈썹이 다양한 감정을 그려낼 수 있는 캔버스가 됐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해부학자로 연구팀을 이끈 폴 오이긴스는 "인류의 얼굴이 작아지고 이마가 납작해졌다"면서 "얼굴 근육이 쉽게 눈썹을 치켜 올리게 하거나 내리게 해 눈썹을 통해 세밀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추측에 근거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분석이 옳다면 더 작고 납작해진 얼굴로 인해 눈썹이 지니는 사회적 영향력이 사라지고 대신 인류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더 복잡하고 미묘한 방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고대 인류가 왜 눈 위에 두툼한 뼈를 갖게 됐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팀은 수년간 두툼한 뼈가 튀어나온 얼굴과 두개골 사이에 있는 차이를 메꾸기 위해 존재했다는 가설을 내세웠다.

또 툭 튀어나온 이마가 구조적으로 씹는 힘을 더 실어줬을 것이라는 가설도 제기했다.

연구팀은 '카브웨'(Kabwe)1로 알려진 인류 조상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에 대한 두개골 3D 엑스레이 스캔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눈 위 툭 튀어나온 부분이 네안데르탈인보다 두드러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인류의 얼굴이 더 작아지고 눈 위의 두꺼운 뼈가 낮아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히 규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더 평편해진 얼굴이 호모사피엔스 등장과 함께 인간끼리의 한층 풍부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영장류들이 인류처럼 얼굴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영국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자 로빈 던바 교수는 지적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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