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언론 "공격사건 터지면 이슬람 극단주의 떠올려…사회변화"

입력 2018-04-10 15:54
독일언론 "공격사건 터지면 이슬람 극단주의 떠올려…사회변화"

슈피겔 온라인, 칼럼에서 "몇 년간 공격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우익 진영이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뮌스터 희생자들을 악용해서 혼돈의 후폭풍을 일으켰다? 과연 이게 맞는 이야기일까? (글쎄) 아마도 일들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독일 주간 슈피겔 온라인이 9일(현지시간) 정신병력이 있는 용의자 옌스 R.의 단독범행으로 당국이 결론 낸 뮌스터 차량돌진 참변의 이른바 "이슬람 극단주의적 배경" 여부 논란에 관해 이같이 분석한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뮌스터가 속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州) 내무부 장관이 이번 사건에 이슬람 극단주의 배경은 없다고 밝힌 것을 인용한 뒤 "그러나 이 내무장관은 틀렸다"면서 "당연히 이슬람 극단주의 배경이 존재한다"고 썼다.

칼럼은 공교롭게도 반(反) 난민·반 이슬람 우익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베아트릭스 폰 슈토르히 부대표를 옹호해야만 하는 게 괴롭다고 단서를 단 채 이 극우적 성향의 슈토르히 부대표가 사건 직후 트위터에 쓴 "우리는 해낸다"라는 문장을 먼저 인용했다.



반 이슬람 정서로 잘 알려진 여성 정치인 슈토르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난민 대응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을 강조하고 시민들의 난민 환영문화를 독려하려고 과거에 자주 사용한 이 세 단어 문구를 옮겨 논란을 일으켰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 그리고 뮌스터 차량돌진 사건에 이슬람 극단주의 배경이 있다는 것을 별 근거도 없이 은유한 것처럼 해석됐기 때문이다.

칼럼은 "차량 한 대가 불특정 다수가 있는 곳을 밀고 들어가 여러 사상자가 생겼다면, 당신은 즉각 무엇을 생각하게 되는가?"라고 묻고 "우리들의 머릿속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배경'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용의자 옌스 R.는 요란하고 끔찍한 자살을 하려 결심하고 이런 짓을 했다면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악명을 떨친 수법을 이용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칼럼은 "지난 몇 년간의 공격들은 이런 범죄 소식이 들려오면 당장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함께 떠올리게 하는 조건 아래 이 사회를 뒀다"면서 "이것이 바로 뮌스터 광란 질주 사건의 '이슬람 극단주의 배경'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은 이어 뮌스터 사건 이후 이날 일간 디벨트 온라인에 "체포: 경찰이 베를린 절반 마라톤에 대한 테러공격을 막다" 제하의 기사가 떴다고 전하고 이는 디벨트 동료들이 이슬람주의 위협에 관한 소식으로 사안을 다룬 것이지만 결국 이 건 역시 전혀 테러리즘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런데도 슈토르히는 새롭게 트위터 글을 올릴 소재를 갖게 된 것이라며 사회 변화의 또 다른 근거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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