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입성한 볼턴…북한·시리아 중대발표로 '바쁜 첫날'

입력 2018-04-10 11:38
백악관 입성한 볼턴…북한·시리아 중대발표로 '바쁜 첫날'

트럼프, 볼턴 등 참석한 회의서 시리아 응징계획·북미회담 시점 등 밝혀

볼턴은 공개발언 자제…"난 대통령 의사결정 가이드하는 교통경찰"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백악관의 새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자리에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 대사가 9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마이클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에 이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14개월 만에 세 번째 NSC 보좌관으로 취임한 그는 초강경 대북 정책을 옹호해온 성향 때문에 취임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낳았다.

특히 그가 취임한 첫날, 공교롭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미국의 군사 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볼턴 보좌관을 비롯한 안보·군 수뇌부, 각료들이 집결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며 "이르면 이날 또는 그 직후에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시리아는 미국이 북한, 이란 등과 함께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국가다.

특히 미국은 시리아와 북한의 화학무기 거래 커넥션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대 시리아 응징이 곧 있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각료회의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점과 북미 간 사전접촉 사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공개발언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또는 6월 초에 그들(북한)과 만나는 것을 여러분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를 위해 "미국과 북한이 접촉했다"고 확인했다.

이처럼 취임과 동시에 시리아와 북한이라는, 가장 시급하고도 중차대한 현안을 맞닥뜨린 볼턴 보좌관은 공식 취임 전인 지난 주말에도 백악관을 방문해 9일 각료회의 준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강경 일변도로 비친 그의 성향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탓인지 취임 첫날 기자들 앞에서는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AP통신은 이날 각료회의가 기자들에게도 공개돼 일부 취재가 허용됐으나 이 자리에서 볼턴 보좌관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 뒤에 앉아 대통령의 발언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만 보였다고 전했다.

실제 NSC 보좌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볼턴 보좌관은 자신의 호전적 성향에 대한 각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나 영향력 있는 외교정책 전문가들을 사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마치 '교통경찰'처럼, 대통령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반되는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볼턴 보좌관의 취임 첫날 기자들에게, 시리아 사태가 시급히 전개되는 시점에 그가 취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는 우리 팀의 환상적인 대표가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볼턴 보좌관 취임과 함께 NSC의 인적 개편이 곧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면서 한층 더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미 마이클 앤턴 NSC 대변인은 전날 사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추가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익명을 요청한 두 명의 백악관 관리는 AP에 백악관이 다음 달 이란 핵합의 파기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NSC에서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부서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고 말했다.

또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 데려오고 싶은 스태프 명단을 백악관에 이미 제출했으며 이 명단은 볼턴의 정치후원단체인 '존 볼턴 특별정치활동위원회'(Super PAC·슈퍼 팩) 관련 인사들의 이름으로 대부분 채워졌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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