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5주년 기념행사 '생략'한 듯
매년 추대일 전날 중앙보고대회 개최…올해는 보도 없어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매년 개최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기념 중앙보고대회를 올해는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눈길이 쏠린다.
북한 매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일인 9일 오후 10시 현재까지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는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매년 추대일 전날인 4월 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성대하게 개최했으며,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행사가 생략된 적이 없었다.
또 보고대회에는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총출동해 참석했으며 이 행사는 조선중앙TV에서 녹화 중계되고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매체에서 보도됐다.
북한은 지난해 4월 8일에도 중앙보고대회를 열었으며 행사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당시 군 총정치국장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앙보고대회가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5주년이 되는 해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매 5주년 및 10주년)를 중시하는 북한이 기념행사를 열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올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기념행사를 열지 않은 것은 비핵화 의제로 열리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관련 언급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할 경우 연설자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른바 '업적'을 소개하면서 핵·미사일 개발 노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헌법 서문에도 "김정일 동지께서는 (생략)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오전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5주년을 맞아 게재한 1면 사설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공화국을 무적필승의 군사강국으로 일떠세우신 것은 조국청사에 영원불멸할 업적"이라고 부각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핵보유국 업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11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회의와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 등 정치일정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지만, 가능성을 작아 보인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이날 평양을 비롯한 전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5주년을 경축해 청년·학생들의 무도회와 예술공연 등이 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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