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4·3 70주년 해원상생굿…15일까지 이어져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4·3 희생자와 유족을 위무하기 위한 '4·3 70주년 해원상생굿'이 9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서 시작됐다.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 주최로 마련된 올해 해원상생굿은 오는 15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다.
추정 희생자 3만명 중 공식적으로 신고된 1만4천여명의 신위를 올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한편, 살아남은 자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위안을 기원하는 큰굿으로 진행된다.
굿 날짜·장소·사연을 신에게 고하는 첫 제차 '초감제'부터 마지막 영혼을 떠나보내는 제차인 '도진'까지 일주일 동안 치러진다.
첫날인 이날은 식전행사·진혼무·초감제·시왕맞이가 진행되며 이어 10일 조천·구좌면·성산, 11일 표선·남원·서귀, 12일 중문·안덕·대정, 13일 한림·애월, 14일 제주읍 등 4·3 당시 지역별로 묶어 굿을 진행한다.
굿은 제주도지정문화재 제13호인 '제주큰굿'을 전승하고 있는 제주큰굿보존회가 집전한다.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행사 첫날인 9일 오전에는 본격적으로 굿이 시작되기 전 제주춤예술원의 진혼무 공연 '사월의 진혼-숨쉬는 기억'이 열린다.
고승욱·박정근·박선영 작가가 참여해 유족 사진을 찍고 유족들이 고인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함께 기록하는 '옛날 사진관'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참여하려는 유족은 현장 접수하면 된다.
동백꽃 소품 만들기, 진혼무에 사용된 소품 전시 등의 부스도 운영된다.
행사 기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잔치국수와 김밥이 점심으로 제공되며 다과와 굿 음식 나누기도 이뤄진다.
방문객 편의를 위해 행사 기간 셔틀버스도 운영된다. 제주시 공설운동장 체육회관과 서귀포시 서귀중앙여중 앞에서 매일 오전 9시에 버스가 출발하며, 귀가 차량은 오후 6시에 4·3평화공원에서 출발한다.
박경훈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제주 민중들은 굿을 통해 삶의 억울함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왔다"며 "이번 굿은 어쩌면 다시 못 만날 정주년을 맞는 생존 피해자와 고령 유족들을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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