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일감 없어 유휴인력 3천명…체질개선 절실"
대표이사 명의 담화문 내고 희망퇴직 실시 배경 설명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현대중공업이 9일 대표이사 명의로 낸 담화문에서 임직원에게 회사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조선시장 침체로 혹독한 선박 수주 절벽을 겪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각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휴 인력이 3천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시장이 다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1분기에 7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고, 해양사업은 4년 가까이 신규 수주가 없어 최소 1년 반 이상 사업본부 전체가 전혀 할 일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매출도 크게 줄어 2016년 20조 가깝던 매출이 지난해 10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다시 7조원대까지 감소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에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3년 만에 대규모 적자가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식, 사택, 기숙사, 유휴 생산 용지, 호텔현대 등을 매각하고, 비핵심사업 정리, 사업분할을 시행한 데 이어 1조2천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하는 등 지금까지 3조5천여억원이 넘는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이런 전방위 자구 노력에도 불황 장기화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조선업 위기는 세계 모든 조선업체가 겪는 현상으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수차례 희망퇴직으로 인력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과 일본 등 경쟁 상대는 한발 앞선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우리의 입지를 잠식해 오고 있고, 환율 하락과 선박 후판(厚板)가 인상 등 대외적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50년 가까이 피땀 흘려 일구고 지켜온 회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의 일감 상황에 맞게 규모를 줄이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대중공업을 후배들과 자식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선배들이 먼저 양보하고 희생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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