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 또 성폭행, 외국 도주…국제공조 송환해 구속(종합)

입력 2018-04-09 20:08
전자발찌 차고 또 성폭행, 외국 도주…국제공조 송환해 구속(종합)

경찰, 베트남 공안과 형사사법공조…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 예정

전자발찌 발견하고도 제지 못해…"출국 허가 받았다" 거짓말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차야 하는 보호관찰 대상자가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했다가 국제형사사법공조로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지난 5일 베트남에서 국내로 송환된 신 모(38) 씨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전자장치부착법·보호관찰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해 최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달 4일 A(20) 씨에게 졸피뎀이 든 술을 마시게 해서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강간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법원은 "신씨가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 위치가 확인되기 때문에 도주 우려가 없고, 피의자 방어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신씨는 과거 성폭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출소했으며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함께 선고돼 보호관찰 대상이었다.

그러나 신씨는 이달 4일 전자발찌를 찬 채로 베트남행 비행기를 탔고, 인천공항을 끝으로 그의 위치정보가 파악되지 않는 것을 파악한 관할 보호관찰소가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

법무부는 보안검색대에서 신씨의 전자발찌를 확인하고 신원을 조회했으나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제지하지 못하고 출국시켰다.

법무부 관계자는 "신씨가 '법무부로부터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고, 다른 범죄로 수사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없어 탑승을 막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사전에 법무부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출국할 수 있으나 신씨는 허가를 받지 않고도 거짓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베트남 공안은 현지 공항에서 신씨의 입국을 금지하고 한국으로 송환했다.

경찰은 신씨를 체포한 뒤 당초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강간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에 전자장치부착법·보호관찰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 최근 구속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신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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