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안돼'가 만든 슈퍼매치 졸전
구석에 몰린 서울과 수원, 소극적인 플레이 펼치다 0-0 무승부
역대 최소 관중 속 실망스러운 경기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는 언제나 떠들썩했다.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양 팀 선수들은 모든 힘을 쏟아부으며 관중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물러서지 않는 양 팀의 한판 대결은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가 자랑하는 최고 콘텐츠였다.
그러나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과 서울의 올 시즌 첫 슈퍼매치는 이전까지 펼쳐졌던 그것과 거리감이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은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은 전반전부터 수비 일색의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수원은 수비수 5명으로 벽을 세우는 등 수비라인을 뒤로 당겼다.
후반전엔 몇 차례 공방전이 이뤄졌지만, 갈증을 느끼는 축구팬들의 목을 적시기엔 너무 부족했다.
수원 서정원 감독과 서울 황선홍 감독은 상대 팀이 수비 축구를 펼쳤다며 아쉬워하면서도 팬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슈퍼매치에서 0-0이 나온 건 2015년 6월 27일 이후 근 3년 만이다.
양 팀이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친 건 이유가 있었다.
서울은 지난 비시즌 기간 팀을 이끌던 주요 선수들이 줄줄이 떠났다. 그 결과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4경기에서 2무 2패의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은 슈퍼매치에서 질 수 없었다. 코너에 몰린 서울은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뒀다.
수원도 마찬가지였다. 수원은 최근 수년 동안 긴축재정으로 주요 선수들이 이탈하며 전력이 떨어졌다.
올 시즌 2승 1무 1패를 기록했는데, 홈에서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슈퍼매치에서는 최근 10경기에서 5무 5패의 성적을 거뒀기에 이날 경기에서 '지지 않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엔 역대 슈퍼매치 최소 관중인 1만3천122명이 입장했다.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데얀의 첫 슈퍼매치라는 좋은 스토리를 안고도 흥행에 실패했다.
양 팀의 다음 슈퍼매치는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1년 중 관중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어린이날에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인다면 축구팬들은 프로축구 자체에 큰 실망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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