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주 판 삼성증권 직원도…최저가 적용해도 350억원
16명 501만2천주 매도…1인당 평균 31만3천주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삼성증권[016360]의 배당착오 사태 당시 주식이 입고된 직원 중 100만주 넘게 매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중 최저가(3만5천150원)에 팔았어도 35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직원 실수로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천원 대신 1천주를 배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 소유주식이 283만1천620만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3천만주 가량 배당이 된 셈이다.
그런데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중 16명이 501만2천주를 급하게 매도했다. 1인당 평균 31만3천주 가량 매도한 셈이다.
특히 직원 중에는 입고된 주식을 100만주가량 처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삼성증권 창구에선 571만주가 매도됐다. 직원 16명이 내다 판 물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증권 주가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당일 11% 넘게 급락해 3만5천150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삼성증권이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3만8천대를 회복했다.
삼성증권 직원 16명이 장내 매도한 501만2천주를 6일 장중 최저가에 적용하면 1천762억원에 달한다. 그 전날 종가(3만9천800원)에 대입하면 2천억원에 육박한다.
다른 직원의 실수로 입고된 엄청난 규모의 주식을 회사에 확인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급하게 내다 팔아 현금화한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점유이탈물횡령죄 등을 적용해 범죄행위로 처벌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각한 사건으로 해당 직원들에 대해 삼성증권이 감사를 벌이고 있고 자체 조치를 할 것"이라며 "제대로 조치를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향후 삼성증권은 사태 수습을 위해 주식을 매입하거나 차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해 해당 직원들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증권은 그러나 일부 직원이 501만2천주를 팔았다는 것 외에는 매도한 직원의 숫자나 가장 많이 매도한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사태를 축소, 은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구체적인 수치 등은 개인의 금융거래정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공 개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직원의 주식 매도가 심각한 범죄행위로까지 간주되는 상황에서 직원의 신상이 아닌 구체적인 사고 현황마저 밝히지 않는 것은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증권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처신이라는 비판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증권이 사고 여파와 신뢰도 추락을 최소화하려는 데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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