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세 랑거·59세 커플스, 마스터스 4라운드 동반 플레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필드 위의 노(老) 신사' 두 명이 '명인 열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를 함께 치르게 됐다.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까지 베른하르트 랑거(61·독일)와 프레드 커플스(59·미국)는 나란히 3오버파 219타를 기록했다.
공동 36위에 오른 둘은 9일 최종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를 벌인다.
랑거는 이 대회에서 1985년과 1993년 두 차례 우승했고, 커플스 역시 1992년에 그린 재킷을 입은 선수다.
랑거와 커플스는 마스터스 100라운드 이상 치른 선수 가운데 평균 타수 부문 2, 3위에 올라 있다.
122라운드를 치른 커플스가 71.99타로 71.98타의 잭 니클라우스(미국·163라운드)에 이어 2위, 116라운드의 랑거는 72.72타로 3위다.
커플스는 이번 대회로 마스터스 컷 통과 30회를 기록, 37회의 니클라우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컷 통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랑거 역시 25회 컷 통과로 이 부문 공동 5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연속 컷 통과 기록은 커플스가 1983년부터 2007년까지 23년 연속으로 마스터스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랑거는 1984년부터 2002년까지 19년 연속 컷을 통과했다.
랑거는 3라운드를 아마추어 재미교포 덕 김(22)과 함께 했는데 덕 김은 1996년생이다.
랑거가 마스터스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을 때가 1993년인 것을 고려하면 둘이 동반 플레이를 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장면인 셈이다.
덕 김의 아버지이자 캐디인 제프 김은 3라운드를 마친 뒤 "랑거는 우리를 정말 편안하게 대해준 신사"라며 "덕이 공을 벙커로 보냈는데도 랑거가 직접 벙커 손질을 하면서 나더러 '가서 아들을 도와주시라'고 하더라. 어떤 선수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고마워했다.
최근 둘의 마스터스 최고 성적은 랑거가 2014년 공동 8위, 커플스는 2010년 6위다.
특히 커플스는 2010년 이후 2015년 컷 탈락, 2016년 불참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20위 이내의 성적을 내며 마스터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7년에도 공동 18위에 올랐으니 올해 3라운드까지 공동 36위는 오히려 부진하다고 봐야 한다.
둘은 공동 21위인 이븐파 선수들과 3타 차이에 불과해 마지막 날 성적에 따라 얼마든지 '톱 20'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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