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만 없는 교통방송국…도로교통공단은 '시큰둥'

입력 2018-04-08 09:21
충북만 없는 교통방송국…도로교통공단은 '시큰둥'

5년째 설립 신청조차 못 해…충북도 "내년 착수 목표" 재추진

공단 "필요성 공감하지만 직접 나서기는 부담" 재정악화 우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충북도가 5년째 표류 중인 교통방송국 설립을 재추진하기로 했으나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충북도는 전국 12개 광역권 중 유일하게 교통방송국이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업 주체인 도로교통공단이 재정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이장섭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도 관계자들이 도로교통공단을 방문, 윤종기 이사장과 만나 충북교통방송국 설립을 조속히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지사는 전국 12개 광역권 중 충북만 유일하게 교통방송국이 없는 점과 경부·중부·중부내륙·중앙고속도로 등이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들어 교통방송국 설립의 당위성을 적극 피력했다.

윤 이사장은 충북교통방송국 설립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자신들이 나서기보다는 충북도가 직접 칼자루를 쥔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선 입장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교통공단이 교통방송국 설립 주체이지만 워낙 적자 사업이다 보니 직접 나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도로교통공단은 그 어는 때보다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도로교통공단은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3년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정부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도로교통공단은 이때부터 긴축 재정에 들어가 2014∼2015년 B등급, 2016년 A등급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200억원대의 예산이 드는 교통방송국 추가 설립은 재차 재정 건전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도로교통공단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충북도 관계자는 "공단의 어려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통방송국이 없어 도내 운전자들이 겪는 불편이 크다"며 "조속히 교통방송국 설립이 이뤄지도록 지역 정치권과 힘을 합쳐 정부 설득작업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충북교통방송국 설립이 처음 거론된 때는 2014년이다.

청주·청원 통합과 세종시 출범에 따른 청주권의 교통량 증가가 예상되자 교통방송국 설립 요구가 대두했다.

당시 부산, 광주, 대구, 인천, 강원, 전주, 울산, 창원, 경북 등 10개 광역권에는 교통방송국이 운영되고 충북과 제주 2곳만 없었다.

충북도는 사용 가능한 주파수 3개를 확보하는 등 적극 구애에 나섰지만 제주에 우선순위가 밀려 설립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한동안 이 사업을 접었던 충북도는 제주교통방송국 설립이 완료되는 올 하반기에 맞춰 사업 재추진에 착수했다.

충북도가 목표한 사업 착수 시기는 내년 2019년이다.

로드맵 상 충북교통방송국은 지원심의국, 편성제작국, 방송기술국 등 3국에 리포터와 아나운서 등 30∼40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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