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우편물 쌓아둔 이탈리아 우체부…"월급 적어 배달안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3년치 우편물 약 400㎏을 배달하지 않고 쌓아둔 전직 우체부가 덜미를 잡혔다.
이탈리아 경찰은 북부 토리노에서 3년 간 할당된 우편물을 수취인에게 전해주지 않고, 자택에 방치한 33세의 전직 우체부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그는 "월급이 너무 적어서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았다. 몇 유로를 벌기 위해 하루종일 차를 몰고 돌아다니는 것에 지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작년에 우체부 일을 그만뒀다.
경찰은 도로 검문 중 이 남성이 20㎝의 접이식 칼을 소지했고, 그의 차 뒷좌석에 70여 통의 편지들이 흩어져 있는 걸 수상히 여겨 동행해 자택을 수색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집에서 개인 편지와 은행 통지서, 요금 고지서 등 각종 우편물로 채워져 있는 상자 40개를 찾아내고, 절도·서신 착복·무기 소지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타인의 편지를 가로채면 최대 징역 1년에 처해진다.
이탈리아에서 우편 서비스는 좀처럼 신뢰할 수 없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월에도 북부 빈첸차에서 8년치 우편물 약 600㎏을 배달하지 않고 자택 차고에 쌓아둔 56세의 집배원이 체포돼 충격을 줬다. 이 같은 미배달 우편물의 양은 이탈리아에서 적발된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보도했다.
2013년에도 사르데냐 섬의 한 우체부가 4년 간 400㎏ 분량의 우편물을 배달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꼬리를 잡히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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