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대란' 해결 금주초 고비…환경부, 수거 정상화 총력전
안병옥 차관 현장 지휘 나서…직원들, 수도권 각 구청에 파견
일부 업체, 수거 정상화 '미온적'…"지자체, 중재역 적극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전국 1만3천여 곳 재활용업체들이 참여하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이 폐비닐 등 재활용 자원의 수거 정상화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환경부가 주말 사이 사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맹 측이 "즉시 수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선 아파트와 직접 계약을 맺은 일부 업체들이 아직 정상화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라 현장에서 체감할 만큼 정상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지난 6일 전국 17개 시·도 환경국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자체별로 재활용 쓰레기 거부 사태 해결에 적극 앞장서달라고 촉구했다.
환경부는 주말 동안 안 차관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수거 정상화를 독려하고, 담당 직원들도 직접 수도권 각 구청에 파견돼 현장 대응에 나섰다.
자원순환단체총연맹 측도 아직 수거 정상화에 미온적인 비회원사를 상대로 협의·설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연맹은 6일 "전국 52개 회원사와 400만 명의 회원사는 즉시 폐비닐 등 수거와 재활용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회원사들은 쌓인 재활용품을 선별장과 재활용 사업장에 반입 처리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환경부가 재활용 산업을 지원·육성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연맹 간 합의사항에 따르면 폐비닐 등 재활용품에 EPR(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지원금을 조기 지급해 수거 업체들이 비닐을 수거·운반하는 데 쓰이도록 할 예정이다.
연내 폐비닐·페트병 등 수거 적체 품목에 대한 EPR(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분담금의 증액을 추진하고, EPR 대상 품목을 자동차·탈수기 등을 포함해 기존 27개에서 51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재활용 선별 이후 남는 잔재물 등을 기존 사업장 폐기물에서 생활 폐기물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재활용 업체들은 이 폐기물들을 민간이 아닌 공공소각장에서 더 싼 값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업계와 재활용 산업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하기로 하고, 향후 물질 재활용 기술개발 지원과 국내·외 재활용품 판로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연맹에 속하지 않은 업체들의 수거 의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아직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생활쓰레기 처리 책임을 져야 하는 지자체들이 아파트와 민간 재활용 업체들 간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어 수거 적체가 해결되지 않은 곳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는 여전히 폐비닐이 커다란 봉투에 묶여 곳곳에 쌓여있었다.
이 아파트의 경비원은 "아직 비닐을 거둬 간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면서 "이대로 조금만 지나면 비닐이 산더미처럼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창언 연맹 상임대표는 "연맹 소속사들은 이미 수거 정상화를 결정했고, 언제든지 수거된 품목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다"면서 "연맹 소속이 아닌 회수·선별 업체나 고물상 등과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회원사들은 수도권 아파트에서 사들이는 재활용품 단가가 너무 높아 이를 낮추지 않으면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말한다"면서 "수도권 지자체들은 쓰레기 처리 책임을 영세 재활용업체에 떠넘기지 말고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업계와 만나 정책 차원에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를 마쳤다"면서 "이제 지자체들이 직접 나서줘야 최종적으로 수거가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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