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군주, 10일 미 방문…단교·친이란정책 논의할 듯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1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군 관계자를 만난다고 카타르 국영 QNA통신이 6일 보도했다.
미 백악관도 5일 낸 보도자료에서 셰이크 타밈의 방문을 확인했다.
백악관과 카타르 외무부 모두 이번 방문이 경제, 안보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는 목적이라고 원론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카타르를 둘러싼 중동 정세를 고려하면 상당히 예민한 시점에 이뤄지는 방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지난해 6월 카타르의 친(親)이란 정책을 문제 삼아 단교한다고 선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까지 탄도미사일 감시 등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이란 핵합의를 고치는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핵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는 셰이크 타밈에 단교 문제 해결을 주문하면서 우호적인 대이란 정책을 수정하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단교로 이웃 걸프 국가와 교역도 끊어지자 카타르는 식료품 수입처를 이란, 터키로 대체했다.
카타르는 사우디 등이 이란과 절연하라고 요구했음에도 해상 가스전을 공유하는 관계로 이란과는 건설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일축하고 독자 외교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이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방미 직후인 터라 미국이 사우디 진영과 카타르의 단교 갈등을 중재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걸프의 부국 카타르를 주요 투자자이자 무기 수입국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란과 친선 관계엔 부정적이다.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엔 미군 1만1천명과 군용기 100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 기지는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의 전진 기지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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