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산불 시설피해 90여억원 잠정집계…주택복구 막막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지난달 28일 강원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시설피해(산림 분야 제외) 규모가 9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난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재난지역 지정이 어려워 산불에 주택을 잃은 주민들과 공공시설물 피해를 본 고성군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산불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복구해야 하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7일 고성군에 따르면 탑동리 산불로 인한 시설피해가 90여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분야별로는 일반 주택과 창고 등 건물피해가 5억3천500여만원,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시설피해 3억9천400만원, 자원환경사업소와 산림양묘장 등 공공시설 피해 8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종집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은 피해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복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산불에 큰 피해를 본 자원환경사업소의 경우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사용 가능한 부분은 보수하고 불가능한 시설물을 철거할 계획이다.
일단 생활자원회수센터 건물보수와 대형파쇄시설 및 쓰레기 압축 포장설비 설치, 소각시설 교체가 시급한 실정이다.
고성군은 시설복구에 필요한 예산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우선 급한 부분은 예비비 등을 투입할 예정이나 완전한 복구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해 강원도 등에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쓰레기 처리가 시급한 현안이 된 만큼 시설이 하루속히 정상가동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실된 산림양묘장의 관리사도 하루빨리 철거하고 신축하기로 했다.
산불에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서도 다음 주 안으로 임시거주 시설인 컨테이너를 보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피해복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산불원인이 밝혀지면 원인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보상을 받을 길이 없는 데다가 피해 규모가 작아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어렵기 때문이다.
산불피해 주민들은 고성군이 조례에 따라 완파주택 건물주에게 지원하는 900만원 이외 정부차원의 다른 지원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한 이재민은 "집수리를 하고 가재도구를 새로 들여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산불피해를 보는 바람에 모든 것을 다 잃었다"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말로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조례로 건물주에게 지원하는 주택복구비 900만원과 함께 군청에 접수된 산불피해 성금을 심의를 거쳐 피해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실된 주택 철거를 지원하고 집을 새로 지을 경우 농어촌주택자금을 장기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8일 발생한 산불로 고성지역에서는 산림 40여㏊(추정)와 단독주택 5채를 비롯한 사무실과 창고 등 16채의 건물이 소실됐다.
경찰과 산림당국은 산불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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