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감사인 지정제' 예외 인정…직권 지정 범위 확대

입력 2018-04-08 12:00
'6+3 감사인 지정제' 예외 인정…직권 지정 범위 확대

금융위, 외감법 개정에 따른 시행령 개정안 발표

유한회사에도 동일 외부감사 기준·내부회계관리제도 외부통제 강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오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 감사인 지정제, 이른바 '6+3 지정제'의 정착을 위해 예외 사유가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1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의 개정 시행을 앞두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시행령 개정안을 8일 발표했다.

6+3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사와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사는 6년 연속으로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후 3년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감사인을 선임하도록 한 제도다.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최근 6년 내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은 결과 회계 부정이 발견되지 않은 회사 중 차기 감사인을 스스로 교체하기로 확약한 회사에 한해서 감사인 지정제의 예외가 인정된다.

이 경우 지정 기준일 1년 전에 감리를 신청해야 하며, 증선위가 신청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실태와 과거 재무제표 심사내용 등을 고려해 감사인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감리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

또 증선위가 직권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기업의 범위가 확대된다.

증선위에 재무제표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코스닥시장 투자주의 환기 종목에 지정된 경우 또는 지정대상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증선위에 제출하지 않으면 지정대상 기업이 된다.

다만 감사인 지정 등으로 기업 부담이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회계기준 해석 제공 확대, 지정감사보수 가이드라인 제정, 감사인의 권한남용 신고센터 운영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감사인 지정이 특정 연도에 과도하게 집중하지 않도록 지정제 적용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금융위 시뮬레이션 결과, 감사인 지정제 시행 첫해인 2020년 상장법인의 32%에 해당하는 630개사가 지정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 금융위 규정을 개정해 업종별 부채 비율 등의 기준에 따라 한 해 200∼250개사 정도가 지정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 감사인 배정 기준에 '빅4'로 불리는 4개 대형 회계법인 그룹을 신설하고, 대형과 중소 회계법인간 지정감사 배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안을 규정에 담을 예정이다.



금융위는 또 외부감사 대상에 유한회사가 추가되면서 감사 범위 기준을 주식회사(자산, 부채, 매출액, 종업원 수)와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자산 100억원 미만, 부채 70억원 미만, 종업원 100인 미만, 매출액 100억원 미만 등 4개 항목 중 3개 항목에 해당하는 비상장 소규모 법인의 경우는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유한회사 형태의 투자기구도 예외다.

이 밖에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기준을 회계감사기준에 포함하고, 회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개선에 소홀하면 감사인이 감사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결기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2022년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회사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회계법인의 품질관리를 높이기 위해 투명성보고서를 각 회계법인 홈페이지에 공시하도록 하는 한편 고의적인 회계부정에 대한 기본 과징금은 법률 상한(회계처리기준 위반금액의 20%)의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정기 주주총회 집중도 완화 방안으로는 주총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3월31일) 이후 개최 시 회사 감사인에 대한 재무제표 제출기한을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6주 전으로 변경해 시간적 여유를 줬다.

금융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이달 중순, 금융위 규정 개정안은 다음 달 말에 각각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표준감사시간 공표와 회계감사기준 개정 등이 진행된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감사인 지정제가 대폭 확대돼 외부감사의 독립성과 감사품질이 높아지고, 외부감사 대상 기준이 선진국과 비슷하게 바뀌어 규제 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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