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7일부로 의회 해산…내달초 전후 총선 치를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6일 의회 해산을 예고하고 차기 총선 모드에 본격 돌입했다.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이날 낮 국영 방송사 RTM을 통해 오는 7일을 기해 의회를 해산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임기는 오는 6월 24일까지이지만, 국왕의 승인이 있으면 그 이전에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소집할 수 있다.
나집 총리는 이를 위해 이날 아침 술탄 무하마드 5세(49) 국왕을 알현하고 각료회의를 주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가 해산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수 일 내에 총선일을 확정하게 된다.
차기 총선은 의회 해산으로부터 60일 이내에 치르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5월 중순부터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달 초 전후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총선은 말레이시아 사상 유례 없는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은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래 61년간 장기집권을 해왔으나, 나집 총리와 측근들이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수십억 달러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의 여파로 입지가 흔들렸다.
야권은 한때 나집 총리의 후견인이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를 총리 후보로 추대해 BN의 지지기반인 말레이계의 표를 분산시키는 등 정권교체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말레이시아 정부와 여당은 '게리맨더링'(자의적 선거구 획정)이란 비난을 불사하고 선거구를 여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하는 등 정권 유지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양새다.
최근 가짜뉴스를 유포할 경우 최고 6년의 실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가짜뉴스법'이 제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현지 일각에선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란 논란이 일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에는 마히티르 전 총리의 정당인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에 대해 등기 관련 서류가 미비하다며 30일간의 활동정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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