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풍에 여자골프 개막전 '휘청'…2R 취소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이 제주도에 몰아친 강풍 탓에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6일 제주시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는 최대 초속 15m에 이르는 강풍이 새벽부터 오전 내내 불어 대회 2라운드가 취소됐다.
대회는 4라운드 72홀 경기에서 3라운드 54홀 경기로 운영된다.
대개 초속 10∼12m의 바람이 불면 그린에서 공이 바람에 밀려 저절로 움직이는 등 골프 경기 진행이 어렵다.
이날 대회장에 분 바람은 평균 초속 10m로 측정돼 6개홀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8번홀 그린 옆에 설치한 관중석은 아예 무너져버렸다.
애초 오전 7시이던 경기 시작 시각은 30분씩 뒤로 미뤄졌고, 바람이 잠잠해지지 않자 경기위원회는 12시께 2라운드 취소를 결정했다.
KLPGA투어 운영 규정에 따르면 어떤 선수도 하루에 9개 홀을 치르지 못하면 해당 라운드는 성립하지 않는다.
최진하 경기위원장은 "몇몇 홀에서는 사람이 서 있지 못할 만큼 바람이 강하다"면서 "오후에도 계속 이런 강한 바람이 분다는 예보가 있어 불가피하게 대회를 3라운드 54홀 대회로 축소했다"고 말했다.
기상 변화가 심한 제주에서 열린 골프 대회가 차질을 빚은 건 자주 있는 일이다.
이 대회는 작년에도 폭우 때문에 1라운드가 열리지 못해 54홀로 축소됐다.
지난해 10월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SK 핀크스 서울경제 클래식은 강풍 탓에 최종 라운드가 열리지 못해 36홀 공동 선두 2명이 3개홀 연장전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이에 따라 기상 악화로 순연되면 예정 날짜보다 하루 더 미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예비일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는 대개 일요일에 끝날 예정이던 대회가 순연되면 월요일에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예비일 제도를 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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