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야유회 등 조심해야" 잘못 따라나섰다가 '과태료 폭탄'
선거운동 드러날 경우 1인당 수십만∼수백만원 부담…"모임 주체·성격 등 확인해야"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자 측이 편의를 제공하는 산악회 등 모임에 따라 나섰다가 엉뚱한 '과태료 폭탄'을 맞게 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해 유권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경남 합천에서는 지난 2월 24일 주민 800여명이 선거 출마 예정자와 관련된 산악회 모임에 따라 나섰다가 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들 중 150여명은 산악회 회원이고 650여명은 선거구민인 것으로 도선관위는 잠정 확인했다.
도선관위는 산악회 간부 2명이 특정 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를 지지할 목적으로 산악회를 빙자해 모임을 주선한 것으로 봤다.
당시 산행에는 출마 예정자가 참석해 인사를 했고, 산악회 간부들은 지지 발언을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산악회 측은 회비로 1인당 2만원씩 걷었지만 실제 제공된 교통 편의와 음식물은 1인당 5만2천원 상당이어서 1인당 3만2천원 상당의 기부행위가 이뤄진 셈이다.
공직선거법 261조 9항은 기부행위를 받은 사람에게 제공받은 음식물 등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되, 상한액을 3천만원으로 한다.
법으로 보면 1인당 32만원에서 160만원까지 과태료를 낼 수 있다.
도선관위는 실제 과태료를 내게 될 주민 수와 액수는 검찰에 고발된 산악회 간부 2명에 대한 재판 결과가 확정된 뒤 결정할 예정이다.
유권자들이 선거철 각종 단체 모임에 참가했다가 과태료를 낸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특정 대선 후보 유세장에 모였던 경남도민 14명이 교통 편의와 식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과태료 1천만원 상당을 부과받았다.
2015년에 열린 강운태 전 광주시장의 산악회 야유회에 참여한 주민 18명이 식사·주류·기념품 등을 받아 다음해 1인당 30만원에서 많게는 397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일도 있었다.
당시 총 과태료는 3천382만원이었다.
광주시선관위는 전체 참석자 중 행사 참여를 주도한 적극 가담자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물렸고, 행사 취지를 모르고 참여한 단순 가담자는 처분 대상에서 뺐다.
충북 옥천 주민 318명은 2011년 11월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모 단체가 마련한 단체 관광에 나섰다가 이듬해 모두 2억2천25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당시 모임에서는 18대 대선 출마 예정자에 대한 지지 발언이 있었고, 총 1천300만원 상당의 교통 편의와 음식물 등이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옥천군선관위는 애초 모임에 참석한 380명 중 "선거와 관련된 사람들이 주관하는 행사인줄 몰랐다"는 사실 등이 소명된 일부를 뺀 대다수에게 과태료를 물렸다.
옥천에서는 모 법인이 연 다른 행사에서 금품·음식물, 관광·교통 편의를 받은 주민 77명도 적발돼 군선관위가 2012년 10월 8천98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당시 행사에서는 19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예정자에 대한 지지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에는 부산 주민 51명이 출마 예정자와 함께 관광버스 2대에 나눠 타고 경남 등지를 관광하며 점심·저녁 식사를 했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참가 회비를 넘는 금액에 해당하는 식사와 멸치(500g) 20박스를 제공받았다가 1인당 85만원에서 280만원까지 총 8천81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선관위는 선거철에 이뤄지는 단체 행사의 경우 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유권자들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도선관위 측은 "모르고 따라간 모임에서 선거 관련 발언이 있거나 그 쪽 관계자가 밥을 산다든지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신고 등 조처를 해야 한다"며 "특정 모임 참석 전에 해당 모임의 성격이나 주체 등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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