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본토 허리케인 위협 평년 수준 상회할듯
작년 하비·어마·마리아 막대한 피해…올해도 심상찮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본토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는 모두 10개의 허리케인이 상륙해 엄청난 피해를 몰고왔다.
한 해에 10개 이상의 허리케인이 발생한 것은 1893년 이후 124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됐다.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 4대 도시인 텍사스주 휴스턴을 휩쓸어 50명 넘는 사망·실종자를 냈고, 어마는 플로리다 반도 전체를 강타했다. 플로리다에서는 미 재난 역사상 가장 많은 200만 명 이상의 대피 행렬이 이어졌다.
허리케인 마리아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직격해 섬 전체 전력 인프라를 파괴했고 4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올해도 미국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피해가 만만찮을 것이라는 기상 전망이 나왔다.
매년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을 가장 먼저 예보하는 콜로라도 주립대는 5일(현지시간) 2018년 모두 14개의 열대성 폭풍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7개는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는 평균인 열대성 폭풍 12개, 허리케인 6개보다 많은 수치다.
열대성 폭풍은 풍속이 시속 74마일(119㎞)을 넘어가면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허리케인은 강도에 따라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누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세다. 카테고리 3등급 이상의 메이저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111마일(179㎞) 이상이다.
콜로라도 주립대 기상학자 필 클로츠바흐는 "메이저 허리케인의 미 본토 상륙 가능성은 63%"라고 관측했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부터 11월 말까지인데 이 시기를 벗어난 열대성 폭풍이나 허리케인의 상륙 가능성도 있다.
콜로라도 주립대는 지난해 11개의 열대성 폭풍과 4개의 허리케인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17개의 열대성 폭풍과 10개의 허리케인이 미국을 강타했다.
허리케인 발생은 엘니뇨·라니냐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덜 활발한 편이 된다.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있을 때는 허리케인 활동이 더 활발해진다.
올해 겨울은 약한 라니냐 현상을 보였고 전형적인 엘니뇨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허리케인 시즌이 활발해질 조짐을 보인 것이다.
기상업체 애큐웨더는 올해 12∼15개의 열대성 폭풍과 6∼8개의 허리케인 발생을 예상했다. 미 본토에 영향을 미칠 허리케인은 3∼4개 정도로 봤다.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5월에 허리케인 전망을 발표한다.
허리케인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름은 이미 정해져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올해 허리케인 명명 순서를 알베르토, 베릴, 크리스, 데비, 어네스토 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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