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의 재능·이정후의 재치·박병호의 뚝심이 만든 명승부
강백호 동점 2루타로 연장 돌입…이정후 결승 득점·박병호 끝내기 안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병호(32·넥센 히어로즈)는 끝내기 안타를 친 뒤에도 까마득한 상대팀 후배 강백호(19·kt wiz)를 떠올리며 "어린 선수가 정말 대단합니다"라고 감탄했다.
강백호는 박병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다.
1년 선후배인 이정후(20·넥센)와 강백호는 서로를 칭찬했다.
KBO리그의 현재와 미래가 모인 5일 고척 스카이돔은 매우 뜨거웠다.
개막 후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슈퍼루키 강백호가 타석에 등장하면서 불이 붙었다.
kt가 2-3으로 뒤진 9회초 무사 1루, 강백호는 넥센 마무리 조상우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타점을 올렸다.
3-3,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안타였다.
하지만 승부를 끝낸 건, 2017년 신인왕 이정후와 KBO리그 현역 최고 거포 박병호였다.
이정후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랐다. 주효상의 희생번트로 2루에 도달한 이정후는 김하성의 2구째 엄상백의 변화구가 한 번 튀자 날렵하게 3루에 도달했다.
1사 3루에서 kt는 김하성을 거르고, 박병호와 대결했다.
박병호는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접전을 펼친 뒤 엄상백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끝내기 안타를 만들었다.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강백호가 아주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좋은 스윙을 했다.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절친한 선배 이정후도 "강백호가 놀랄 정도로 잘 친다"고 극찬했다.
강백호는 두 선배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본다.
경기 전 강백호는 "박병호 선배를 눈앞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고 했고 "이정후 선배는 어제 홈런을 치고도 '잘 안 맞는다'고 말한다. 잘 치시면서 나를 놀리는 것 같다'"고 1년 선배도 예우했다.
세 명의 KBO리그 스타는 서로를 존중한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양보 없이 치열하게 싸운다.
이런 모습에 팬들은 더 즐겁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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